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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어디에 보관하지? 데이터센터의 환경 영향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 뉴스란에 ‘환경’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기사가 1,128만건 이상 쏟아집니다. 인기 K-POP그룹 BTS와 방탄소년단 단어로 총 61만건, ‘대통령’ 키워드로 910만건의 기사가 검색(7월 13일 기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경 문제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고 입을 모읍니다. 정부와 기업은 여러 대책을 내놓고, 환경운동가들은 ‘효과가 미흡하다’며 더 많은 대책을 요구합니다. 무엇을 덜 쓰고 무엇을 덜 버리자는 얘기도 여기저기 참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 습관과 패턴은 정말 환경적으로 바뀌었을까요?

‘그린포스트’에서는 매주 1회씩 마케팅 키워드와 경제 유행어 중심으로 환경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소비 시장을 흔들고 SNS를 강타하는 최신 트렌드 이면의 친환경 또는 반환경 이슈를 발굴하고 재점검합니다. 소비 시장에서의 유행이 환경적으로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보는 컬럼입니다. 스물 네번째 주제는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환경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입니다. [편집자 주]


 인류의 IT·ICT기술 사용이 늘어나면서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를 저장해야 하는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커지고있다. 기업들은 데이터센터가 국내 정보통신 산업의 거점이 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네이버 '각 세종' 조감도.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특정 내용과는 관계없음. (네이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과거에는 휴대전화 요금제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료통화가 몇분이냐’였다. 적당한 요금에 통화시간을 길게 잡아주는 요금제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요즘 요금제에서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갖는 게 있다. ‘데이터’다. 요즘 소비자들은 (무료 사용 가능한) 데이터가 얼마나 남았는지, 와이파이가 잡히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둔다.

당신은 데이터를 얼마나 쓰는가? 2020년 지구는 데이터 시대다. 삼성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IDC IGIS)이 예측한 2025년 세계 데이터 총량은 163제타바이트(ZB)다. 참고로 1제타바이트는 1조 기가바이트를 넘는다. 인류가 수십 년간 축적한 양보다 향후 2~3년간 증가하는 데이터양이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 검색 등이 가능한 데이터만 중요한 게 아니다. 디지털 환경에서 만들어진 수 많은 데이터를 뜻하는 ‘빅데이터가’가 산업과 마케팅 전 분야에서 중요한 키워드가 된지 오래다. 내가 온라인에 남겼거나 누군가와 주고받는 수 많은 데이터들이 차곡차곡 쌓여 커다란 경제적 키워드가 됐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언택트) 경향이 강화되면서 인류의 데이터 사용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5G 상용화를 넘어 6G를 준비하는 시대이므로 사람들은 앞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쓰고 그 과정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인류가 미래에 바닷속 더 깊은 곳으로 가든, 아니면 우주로 나아가든 간에 그 과정에서도 새로운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쌓여간다. 그런데, 이 많은 데이터들은 도대체 어디에 보관될까.

◇ 이메일 한번에 탄소 1g...데이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IT기업들은 큰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한다. 데이터센터는 말 그대로 해당 기업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곳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서버나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IT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장비를 한 건물 안에 모아 24시간 365일 운영하고 통합 관리하는 시설을 말한다. 지식백과는 이를 두고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데스크톱 PC 수천대가 모여 저마다 인터넷 서비스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돌리고 있는 호텔”이라고 비유했다.

데이터센터는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 구현 등 산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중심 역할을 한다. 관련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치와 이들 기기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발전기, 무정전 전원장치(UPS), 항온·항습기, 백업 시스템, 보안 시스템 등으로 이뤄져 있다.

데이터센터는 환경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우선 데이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흔히 환경 위험요소에 대해 생각할 때 화석원료를 태우는 전통적인 굴뚝산업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인터넷을 포함한 정보통신 기술도 여기서 자유롭지 않다. 그린포스트는 지난 3월 ‘집에서 쓰는 환경일기’ 연재 등을 통해 이미 이 문제를 다룬 바 있다.

KBS가 지난해 12월 “인터넷 사용이 환경오염 유발”이라는 제목으로 내보낸 기사에 따르면, 이메일 전송 한 번에 1g, 인터넷 검색 한 번에 약 0.2g에 이르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비디오 스트리밍으로 1시간 동안 동영상을 보면 자동차로 1Km를 주행하는 것과 같다. 온라인에서 데이터를 사용하는 활동 자체가 탄소를 배출한다는 얘기다.

◇ 163제타바이트...쌓여가는 데이터를 식혀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대학원 이광석 교수는 과거 한 언론사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단 몇 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웹 검색에 소모되는 전력량은 보통 주전자 물을 끓이는 데 투여되는 에너지와 맞먹는다”고 쓴 바 있다.

인류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데이터는 버려진 플라스틱이나 일회용 비닐처럼 눈에 보이는 공간을 차지하며 쌓이지는 않는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데이터는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와 분명한 관련이 있다.

PC나 노트북을 사용하든 아니면 스마트폰을 보든, 화면 안에서 빠르게 오가는 정보들은 결국 전기가 있어야 한다. 화석원료 에너지 기반이라는 의미다. KBS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지난 9년간 컴퓨터 센서 등으로 사용한 전기가 지난 9년 동안 40% 늘었다.

데이터가 오가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전력량도 어마어마하다. 케임브리지 대학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기소비 지수’에 따르면, 한 해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량은 74.01테라와트시(TWh)로 추정된다. 이 전력량은 칠레 등 남미 국가의 한 해 평균 전력 소모량을 능가하는 수치다.

인터넷으로 뭔가를 검색할 때만 그런 활동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신용카드나 모바일페이로 어디선가 결제를 해도, 모바일 메신저로 대화를 주고받을 때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수많은 데이터가 오간다.

디지털화된 정보나 데이터가 오가려면 서버가 있어야 한다. 서버를 운영하려면 충분한 전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스마트폰이나 PC를 오래 사하면 발열 증상이 생기듯, 많은 데이터가 오가면 그 서버는 열기를 식히고 냉각시켜야 한다.


서버를 운영하려면 충분한 전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스마트폰이나 PC를 오래 사하면 발열 증상이 생기듯, 많은 데이터가 오가면 그 서버는 열기를 식히고 냉각시켜야 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데이터센터 경제·환경 효율 찾기 나선 주요 기업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파리기후협정이 체결되었던 2015년, 국제 환경단체는 보고서를 통해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72.1%가 에너지 분야에서 나온다며 ‘전력’을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한 바 있다. 동시에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에 사용되는 전력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며 전력 사용 절감에 대한 IT 산업계의 동참을 호소했다.

실제 기업들도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려는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최철 부사장(전략마케팅실장)은 자사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올해 1년 간 출하되는 전 세계의 서버에 삼성의 저전력 메모리를 탑재했을 때 연간 총 7테라와트시(TWh)에 해당하는 전기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부사장은 기고문을 통해 “2020년 생산되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HDD 대신 SSD를 탑재하면 연간 3TWh(테라와트시)를 절감할 수 있고, 서버용 D램도 DDR4 대신 최신 DDR5로 교체할 경우 1TWh의 전력량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부사장은 “이렇게 절약된 총 4TWh의 전력량은 전국의 가로등을 1년 동안 켜거나 우리나라 전체 가구가 한 달간 쓸 수 있는 엄청난 양”이라고 덧붙였다.

기고문에 따르면 수만 대의 서버가 뿜어내는 엄청난 열기를 식히기 위한 전기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많은 데이터센터가 아일랜드나 핀란드, 스웨덴에 자리하고 있다. 차가운 공기와 해수를 이에 이용해 효과적으로 식히기 위해서다. 최 부사장은 “데이터센터의 소비전력을 줄이면 발열량 자체도 줄어들어 이를 식히기 위해 필요한 전력 소모 또한 줄어든다”고 전하면서 “이 전력량을 환산하면 연간 3TWh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최 부사장은 “이렇게 아낀 총 7TWh의 전력량은 화력발전소 2.5기를 대체할 수 있는 양”이라고 언급했다. "데이터 사용의 증가로 매년 서버의 수도 증가하고 있고 반도체 기술은 더욱 발전할 것이기에 해를 거듭할수록 저전력 메모리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 “전력수요 관리 통해 친환경데이터센터 구축”

이 문제는 새롭거나 낯선 이슈가 아니다. 막대한 양의 데이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이슈가 되면서, 이미 주요 기업들도 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NHN이 경기도 성남 판교에 설계 및 구축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열린 제22회 올해의 에너지 위너상에서 ‘이산화탄소 저감상’을 수상했다. 당시 NHN 측은 "특허 등록한 간접 기화 냉각 방식으로 외기에 의한 오염 및 고습도 피해를 방지한다"면서 "서버실마다 공조설비를 구성해 서버실의 운영 온도를 개별 설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최근 세종시에 구축할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마스터 플랜 심의를 완료했다.네이버 홍보실 관계자는 “자연과 공존하는 그린테크 기능의 경우 자세한 부분까지 모두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기존 춘천 데이터센터처럼 풍력을 활용한 기술이 적용되는 등 환경적으로 다양한 기술이 적용될 것” 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4,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경기도 안산시에 소재한 한양대학교 에리카(ERICA)캠퍼스 일원 부지에 데이터센터와 산학 협력시설을 건설할 계획인데, 전기사용량과 물 사용량을 꼼꼼하게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커뮤니케이션실 관계자는 “전기사용량과 물사용량을 신경 써서 모니터링하고, 빗물을 모아서 냉각수로 활용할 수 있으며, 냉동기와 항원항습기 등을 설치해 전력 수요를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SDS는 춘천 데이터센터가 외기(open air)를 통해 냉방 에너지를 절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강원도 지역 산에 자리잡은 위치 특성상 바람이 많이 부는데, 옥상에서 받은 바람이 데이터센터로 들어오고 서버의 뜨거운 열기는 밖으로 배출되도록 설계했다.

LS전선은 최근 국내 최초로 IDC용 버스덕트 신제품을 개발해 출시했다고 밝혔다. 버스덕트는 수백, 수천 가닥의 전선 대신 금속 케이스 안에 판형 도체를 넣어 대용량의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를 의미한다. 버스덕트는 전력 사용량을 전선보다 30% 가량 줄여 운영비 절감과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강원도 춘천시에 자리한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네이버 제공) 2019.6.17/그린포스트코리아
◇ 빅데이터와 데이터센터에 대한 환경적 시선 필요


글로벌 기업들도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해저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나틱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데이터센터를 해저에 건설하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밀집된 하드웨어가 내뿜는 열을 식히기 위해서는 온도가 낮은 해저가 더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부산 강서구의 MS데이터센터도 바다에 인접해 낮은 기온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한 입지조건으로 꼽혀왔다.

지난 2016년 KBS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애플은 데이터센터에 친환경에너지를 적용했다. 자체 태양광 발전소를 6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했고, 남는 전기는 판매할 수도 있게 됐다. 애플은 데이터센터 뿐만 아니라 판매 시설과 사무 공간까지 모두를 친환경 에너지만으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일부 데이터센터를 100% 친환경 전력으로 가동한다. 스웨덴 룰레아 데이터센터는 냉각 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다. 북극에서 100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 찬 공기를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는 인근 수력발전소에서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전력을 싼 값에 사다 쓴다. 미국 아이오와 데이터센터도 100% 친환경 전력 사용을 실현했다.

기사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25년 세계 데이터 총량은 163제타바이트(ZB)다. 참고로 1제타바이트는 1조 기가바이트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들이 오가는 경로는 사람 눈에 쉽게 보이지 않지만, 그 모든 과정은 화석연료 산업과 관련이 있다. 수많은 데이터를 보관하는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적잖다. 빅데이터와 데이터센터에 대한 환경적인 시선이 이제는 필요한 이유다.

출처 : 그린포스트코리아(http://www.greenpos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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