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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좋고 규제 덜하고…디벨로퍼 '대형마트 부지' 눈독

  • 신축부지매매

부동산 개발업체(디벨로퍼)들이 대형마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노른자 땅 대형마트 자리에 주상복합단지 등을 지어 개발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매출 감소' 대형마트 점포, 수천억 원에 디벨로퍼 품으로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운영업체 홈플러스는 지난달 대전 서구 둔산점 점포를 약 3900억 원에 매각했다. 홈플러스는 거래 상대방이 누구인지 함구하지만 자금력을 갖춘 대형 디벨로퍼가 매각권을 얻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지스자산운용, 하나자산투자 등 부동산 금융 분야 '큰 손'까지 입찰 경쟁에서 밀어냈기 때문이다.

이번 거래는 기존 점포 폐점 후 부지 개발을 전제로 이뤄졌다. 홈플러스 노조 등은 둔산점 자리에 주상복합건물이나 오피스 건물이 들어설 것이라 본다. 매장이 대전 최대 도심인 둔산동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어서다.

올해 들어 대형마트가 빠져나간 자리를 디밸로퍼가 채우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게 됐다. 홈플러스만 해도 경기 안산점과 대전 탄방점을 각각 디밸로퍼인 화이트코리아와 창현개발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점은 매각가 4300억 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안산점은 주상복합건물로, 탄방점은 오피스텔로 재건축이 논의되고 있다. 경기 용인시 롯데마트 수지점을 2000억 원에 사들인 디벨로퍼 더시너지1도 이 자리에 700여 가구 규모 공동주택(아파트)을 지으려 한다.

최근 대형마트 업계는 온라인 쇼핑 증가와 오프라인 매출 위축 등으로 점포 수를 줄이고 있다. 점포 부지를 매각ㆍ개발하면 영업 손실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데다 사업 재편을 위한 종잣돈도 마련할 수 있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빨라졌다.

 

목 좋은 상업지역, 신축 프리미엄까지 형성

 

반대로 디벨로퍼에겐 대형마트는 탐나는 부지다. 교통이 편한 상업지역에 자리 잡은 경우가 많아 개발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상업지역은 주거지역보다 용적률 등 규제가 느슨해 고밀 개발에도 유리하다.

좋은 입지와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더해지면서 수요자 반응도 호의적이다. 이마트 자리에 들어서는 인천 부평구 갈산동 '부평 지웰 에스테이트' 아파트 전용면적 74㎡형 분양권 가격은 최근 5억3000만 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4억5000만 원에 분양했던 것보다 8000만 원가량 웃돈이 붙었다. 주변 구축 아파트와 비교해도 단위면적당 가격이 50% 이상 비싸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 홈플러스 본점 전경.
▲서울 강서구 등촌동 홈플러스 본점 전경.
 

 

옛 홈플러스 터에 자리 잡은 경기 부천시 중동 '신중동역 랜드마크 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도 지난해 평균 청약경쟁률 21.57대 1로 모든 호실을 분양하는 데 성공했다. 일부 호실은 경쟁률이 1451.75대 1까지 치솟았다. 지금도 이 오피스텔 대형 호실엔 1억 원이 넘는 프리미엄(웃돈)이 형성돼 있다.

 

노조ㆍ지역사회, 사업성 낮춰 매각 제동

 

대형마트 부지 개발이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폐점 점포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며 점포 매각을 막아선다. 한국유통학회는 대형마트 한 곳이 문을 닫으면 1374명의 일자리가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추산했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점포가 문을 닫으면 기존 인력을 전환 배치하더라도 통근 거리가 먼 사람들은 그만둘 수밖에 없다. 다른 점포에 필요 이상으로 인력이 배치되면 조정이 이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지역사회에서도 편의시설 감소, 주택 공급 증가로 인한 기존 주택 가격 하락 등을 이유로 대형마트 부지 개발을 반대한다. 안산시의회는 홈플러스 안산점을 겨냥해 조례를 개정, 상업지역 내 주상복합건물 용적률을 1100%에서 400%로 낮췄다. 개발 사업성을 낮춰 매각을 무산시키기 위해서다. 홈플러스 노조 측은 "대전 등에서도 비슷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고용을 100% 보장한다는 건 이미 수차례 밝힌 내용"이라며 "앞서 폐점한 점포에서도 인위적인 감원 없이 직원들을 전환 배치했다"고 밝혔다. 조례 개정에 대해선 "이미 매각 계약이 체결된 상황이라 우리 측에서 밝힐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https://www.etoday.co.kr/news/view/194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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