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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유통과 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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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 12시에 주문한 채소와 몇 가지 반찬이 오전 7시 집 현관에 배달돼 아침 밥상에 오른다. 전 세계적으로도 불과 6시간 이내에 신선식품을 주문에서 배달까지 가능하게 만드는 유통 물류 시스템을 갖춘 나라는 드물다. 비대면(언택트) 시대를 맞이해 우리나라 e커머스시장은 새로운 실험과,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시스템을 갖추고 급성장하고 있다.

'로켓 배송'으로 유명한 e커머스 기업 쿠팡이 상장회사였다면 올 들어서만 연초 주가가 2배 이상 상승했을 것이다. 자체 물류망을 기반으로 2014년 처음 도입한 로켓배송 서비스는 쿠팡이 국내 유통 공룡으로 성장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현재 국내 소비시장 점유율이 30%에 달하는 e커머스 기업들이 언택트 시대에 탑승한다면 조만간 한국인 소비의 50%를 무점포 소매업이 담당하게 될 수도 있다. 시스템이 바뀌며 트렌드가 변했고 소비도 달라지고 있다. e커머스시장이 주도하는 언택트 시대 유통과 물류에서는 다음 세 가지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

첫째, 한국이 세계 최초로 미래 라이프스타일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이 전 세계 표준 서비스로 확산되면서 전통적 오프라인 소비와 인터넷 언택 소비가 50 대 50이 되는 미래를 30년 후로 예상하는 학자들이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미래 사회를 앞당기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2030년 이전에 이 수치가 달성될 가능성이 커진다. 언택트 시대에 발맞춰 언택트 소비자도 급증하고 있다. e커머스시장의 발달로 한국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주요 국가 중 거의 유일하게 물품 사재기가 발생하지 않았다. 약 2500만명의 고소득에 스마트폰 사용자가 사는 수도권이라고 부르는 메가시티를 둔 한국에서 본격적 미래 사회가 펼쳐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과거 20년 전 미래 전망 시나리오 중 가장 급진적 언택트 소비 사회가 바로 우리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둘째, 소매 산업 정체성과 경쟁 양상이 급변하고 있다. 소매업은 전통 서비스 산업에서 IT 융합 정보업으로 변하고 있다. 이제 소매업은 위치와 판매원 서비스가 중요한 오프라인 비즈니스에서 물류일괄대행(풀필먼트) 서비스가 중요한 언택 비즈니스로 변하고 있다. 풀핀먼트란 2006년부터 미국 아마존이 자신의 물류 시스템을 외부 판매자들에게 개방하면서 유명해진 용어로 '주문 접수-피킹-분류-포장-라스트 마일 배송'에 이르는 물류의 모든 과정을 말한다. 업의 정체성이 이처럼 변하고 있기 때문에 소매업 경쟁은 이제 오프라인 업태와 언택트 트렌드를 등에 업은 온라인 업태 간 싸움으로 변했다. '소매업의 종말'이라는 용어가 말해주듯 오프라인 소매업은 종말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8년간 한국을 대표하는 오프라인 소매 기업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주가는 피크 대비 각각 30%와 20% 수준까지 하락했다. 결국 언택트 시대 소매업은 유통과 물류가 통합되면서 아마존 스타일의 4차 산업으로 진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셋째, 일자리 문제다. 도ㆍ소매업으로 불리는 전통적 유통 산업은 전체 일자리의 15%를 만들어주는 일자리 친화적 산업이다. 그러나 최근의 환경 변화는 유통 서비스 산업의 일자리가 급감하는 위기에 처했음을 말해준다. 기업평가 사이트 'CEO 스코어'가 분석한 바에 의하면 국내 500대 기업 국민연금 가입자 수 추세에서 지난 2월~6월 5개월 동안 22개 업종 중 15개 업종에서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감소했다. 그중에서도 유통 산업 고용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쿠팡에서는 고용이 늘었으나 롯데쇼핑, 아성다이소, GS리테일 등 전통 오프라인 소매업에서 고용이 줄었다. 언택트 시대 중소상인과 동네 상권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미래 지향적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대형점 영업시간 규제와 같은 구시대 패러다임을 반영한 규제정책은 오프라인 소매업의 일자리만 더욱 감소시키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https://view.asiae.co.kr/article/202008311138001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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