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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자산신탁, '기사회생' 제일병원 건물 매입 추진

  • 신축부지매매

하나자산신탁이 국내 최초 여성전문병원인 제일병원의 일부 건물을 리츠를 통해 사들일 전망이다. 제일병원은 지난해 폐업위기에서 어렵게 기사회생한 뒤 경영 정상화에 매진 중이다. 이번 건물 매각 역시 구조조정을 위한 자산 유동화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자산신탁은 서울시 중구 묵정동에 있는 제일병원 사업지 가운데 제일내과의원과 제일병원의학연구소 건물 및 부지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두 건물은 제일병원을 운영하는 제일의료재단 소유로 각각 묵정동 31-7, 묵정동 31-4에 위치했다.
하나자산신탁은 인수주체로 CR리츠(기업구조조정 리츠)를 내세웠다. CR리츠는 기업의 채무상환을 위해 팔리는 부동산을 대상으로 설립되며, 자산관리회사에 자산관리를 위탁하는 형태의 리츠다.

이번 거래의 경우 매매대금을 포함한 리츠의 총사업비는 430억원가량, 이중 에쿼티는 170억원 수준이다. 리츠 규모를 감안할 때 제일내과의원과 제일병원의학연구소의 합산 매매가는 400억원 선으로 추정된다.

현재 제일병원은 운영자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963년 12월 문을 연 이 병원은 국내 첫 민간 여성 전문병원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한 달 분만건수가 1000여명에 이르는 아시아 최대 병원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가 3~4세뿐 아니라 이영애씨, 고현정씨 등 유명 연예인들도 이곳에서 출산했다. 제일병원 창업자인 고(故) 이동희 박사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사촌이기도 하다.

그러나 저출산으로 환자 수가 크게 떨어진 데다 무리한 투자까지 겹치면서 경영난에 빠지기 시작했다. 2005년 제일병원이 삼성그룹 계열에서 독립한 이후 2006부터 2016년까지 병원신축 등에 지나친 비용을 지출한 탓에 병원의 총 부채가 10년 사이 327억 원에서 1280억 원으로 4배 증가했다. 어려움이 계속되자 2018년 11월 입원실과 분만실을 폐쇄했고 한달 뒤인 12월부터는 외래진료까지 중단하며 사실상 영업을 멈췄다. 문을 연 지 55년 만에 폐원 위기를 맞은 셈이다.

결국 지난해 초 서울회생법원 회생절차에 진입했던 제일의료재단은 같은해 말 법정관리를 졸업하며 가까스로 살아났다. 파빌리온자산운용에 묵정동 부지 일부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어느정도 운영재원을 확충하는 데 성공한 덕분이다.

구체적으로 파빌리온자산운용은 부동산펀드를 조성해 제일병원이 있는 묵정동 1-17 외 11개 필지 1만595㎡를 사들였다. 펀드는 1370억원 규모이며 제일의료재단이 가진 채무를 일시 변제한 이후 해당 부지의 소유권을 이전 받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부지를 매입한 가격은 3.3㎡ 당 4260만원, 부지매입비 외에 개발비까지 감안하면 2000억원을 상회하는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짐작된다.

파빌리온자산운용은 제일병원 부지를 활용해 프리미엄급 '도시형생활주택'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대상이 아니다보니 분양가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부지 개발에 따라 기존 제일병원은 분원 형태로 다른 곳에 500병상 규모의 병원을 신설하고 본 사무소와 검진센터 등 일부 시설은 해당 부지에 존치하게 된다. 이번에 하나자산신탁에 건물을 매각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을 추가로 수혈한 셈이다.

해당 건물들을 자산으로 담는 리츠가 세워지면 하나자산신탁이 보유한 리츠 중 유일한 CR리츠가 된다. 하나자산신탁 관계자는 건물 매입 후 운용 계획 등에 대해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이라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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