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대형마트 역할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호 점포'를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지는 분위기다.대형마트가 과거 집 앞에서 찬거리와 생필품을 사는 곳에서 최근 쇼핑과 문화 체험 공간으로 변모하면서 입지뿐 아니라 테넌트(임대 업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대형마트 업계에서 '톱3'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의 경우 나름의 방식으로 발 빠른 대응에 나서며 소비자들의 발길 잡기에 나서고 있다. 각사별 △우량 점포와 △최대 점포 등을 통해 이들의 생존전략 키워드를 살펴봤다.
◆ "왠지 사람이 많더라니" 대형마트, 매출 TOP 3 점포는?
대형마트 매출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요인은 입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주변에 경쟁사가 없는 점이나 대규모 복합 점포 등이 일부 영향을 줬다.
업계 1위 이마트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3개 점포는 △은평점 △성수점 △죽전점이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은평점은 이마트 점포 중에 가장 좋은 입지를 갖고 있다. 은평점은 대규모 아파트 등 주거지역 한복판에 있으며, 주변에 경쟁사가 없다. 최근 스타필드 고양, 롯데몰 은평점이 들어서긴 했지만 대형마트 중에는 경쟁점이 없어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본사가 위치한 이마트 성수점과 경기 용인시에 있는 이마트 죽전점 역시 인근에 대규모 주거 단지가 있는 주요 상권에 위치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죽전점에는 이마트 효자 전문점인 '일렉트로마트'가 최대 규모로 입점해 있어 전자제품 구매 수요를 끌어당기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죽전점은 만들 때부터 작정하고 만든 점포"라며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고객층이 많아 새로운 서비스를 선 도입하는 테스트 베드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경기 부천시에 있는 △부천상동점이 수년째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부천상동점 인근에 경쟁사가 없고, 인근에 대규모 주거 단지에 있는 점을 비결로 꼽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부천상동점은 상권이 잘 발달한 곳에 있으며 점포 규모도 큰 편"이라며 "주변에 중동 신도시가 있고 인근에 아파트, 오피스텔 단지가 많아 수요가 높은 편이다. 신도시로 불리는 은평구 수요도 일부 유입된다"고 설명했다. 이외 매출 상위권에 포진한 점포는 △수원영통점 △아시아드점이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사진)은 매출 순위 3위에 드는 우량 점포다. 해당 점포는 공항철도, 지하철 등 편리한 교통을 바탕으로 관광객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이민주 기자
롯데마트 우량 점포는 △서울역점 △중계점 △잠실점이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도심 한복판, 오피스 건물 사이에 있다. 이 점포 인근에는 주거단지가 없다. 그럼에도 매출 상위권을 차지한 이유는 관광객 수요 때문이다. 서울역에 KTX 등 기차가 정차하고, 공항철도와도 연결된 덕에 내·외국인 관광객이 수요를 독차지하고 있다.
잠실점은 강남권 대형마트 수요를 독식하고 있다. 주변에 대규모 주거단지가 있으며 교통도 편리하다. 중계점은 인근 주택 단지가 아파트 단지로 개발되면서 급성장했다. 주변에 경쟁점이 적은 점도 한몫을 했다.
◆ "이왕이면 넓은 점포로 갈래요" 전국에서 제일 큰 점포는?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넓은 점포를 가진 곳은 홈플러스다. 홈플러스는 주로 지방에 큰 규모의 점포를 갖고 있다.
주차장과 물류 적재공간 등을 포함한 연면적을 기준으로 대구시에 위치한 홈플러스 대구 성서점이 7만7917㎡로 가장 크다. 이 점포의 영업면적은 1만7516㎡다.
두 번쨰로 큰 매장은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홈플러스 영등포점으로 연면적 6만6142㎡, 영업면적은 1만9173㎡다. 대전시 소재 홈플러스 대전유성점(6만5583㎡)이 뒤를 따른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규모 점포는 초창기에 오픈한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과거 대형마트가 잘 되고 여러 규제가 없던 시절에는 대규모 점포를 짓는 것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점포가 있는 건물 전체를 온라인 배송 등 물류센터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연면적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 반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영업면적 기준을 활용한다.
이마트 매장 중 가장 큰 곳은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이마트 킨텍스점이다. 이마트 킨텍스점 영업면적은 2만1478㎡다. 지난 2015년 들어선 이 점포의 경우 향후 발생할 잠재 수요를 계산해 크게 지어졌다. 그 결과, 벌판 한가운데 자리를 잡았던 이마트 킨텍스점은 현재 아파트 단지에 둘러 쌓여있다.
지난 5월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친 이마트 월계점은 이마트 점포 가운데 두 번째로 크다. /이민주 기자
두 번째로 큰 매장은 '미래형 이마트 1호점'인 이마트 월계점이다. 서울 노원구에 있는 이마트 월계점 영업면적은 1만9173㎡다. 킨텍스점과는 반대로 발달된 아파트 단지가 내 자리를 잡았다. 지난 5월 리뉴얼 오픈했으며, 상품 판매 중심의 MD 구성에서 벗어나 문화,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매출 효자 점포인 이마트 죽전점도 대형 점포 중 하나다. 이 점포의 영업면적은 1만8181㎡다.
롯데마트는 이마트나 홈플러스 대비 매장이 작은 편이다. 롯데마트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은 잠실점이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롯데마트 잠실점 영업면적은 1만2894㎡다.
롯데마트는 임차 매장보다는 자가점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잠실점의 경우 인근의 아파트 단지 수요를 고려해 매장을 크게 설계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객 유동인구, 경쟁사 유무 등을 고려해 매장의 크기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 "선물세트에 얼마까지 써봤니" 올해 추석 선물세트 최고가 상품은?
올해 추석 선물세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건강과 위생 관련 상품이 인기며 직접 방문하지 않고 원격으로 선물을 보내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때문에 '이왕이면 좋은 걸 선물하자'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고가 상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비싼 추석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곳은 롯데마트다.
롯데마트는 올해 추석 로얄샬루트 위스키 최고 등급인 '로얄샬루트 52년산'을 준비했다. 가격은 3200만 원대며 소량을 한정 판매한다. 로얄샬루트 52년산은 52년 이상 숙성된 원액만을 모은 최고급 품질의 하이엔드 상품으로 장인이 입으로 직접 불어 완성한 '달링턴 크리스탈 디캔터'에 병입됐다. 전 세계 106병 한정 생산으로 제작됐으며 각 병에 고유 번호가 부여된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 수입된 수량은 단 5병이다.
대형마트 3사에서 판매하는 추석 선물세트 중 가장 고가 상품은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로얄샬루트 52년 산(왼쪽)이다. 홈플러스에서 가장 비싼 선물세트는 최고급 한우세트로 구성된 한우구이 냉장세트(57만 원)이다. /각사 제공
이마트도 1000만 원대 주류 상품을 내놨다. 이마트 추석 선물세트 중 최고가 상품은 와인 선물세트 '샬롱 케이스8'이다. 이 상품의 가격은 1250만 원이며 4세트 한정으로 판매한다.
이마트는 트렌드에 맞춰 매년 고가의 와인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와인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점과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생긴 '홈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경향 등을 고려해 올해도 역시 고가 와인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과거에도 로마네콩티, 5대 샤토 등 와인 세트를 판매했었고 인기를 끌었다"며 "자사가 올해 와인 상품 개발에 주력한 점과 최근 와인 매출이 잘 나오는 점, 맥주보다 와인을 선호하는 트렌드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잘 맞물려 탄생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추석 선물세트 중 가장 고가 상품은 한우 선물세트다. 등심과 안심 최고급 한우가 포함된 'Black Edition N0.9 1++등급 한우구이 냉장세트'는 57만 원이다. 행사카드로 구매할 경우 45만6000원에 살 수 있다. 구성은 1++등심 0.4kg 2팩, 안심 0.4kg, 채끝 0.4kg, 화로구이 세트다.
홈플러스 측은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고향이나 지인 방문을 자제하는 비대면 명절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아쉬운 마음을 선물로 대체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한우 세트는 명절에 수요가 가장 크다.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힌 귀성객들이 다양한 구색의 선물과 서비스로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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