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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워크, KB자산운용에 "종로타워 나가겠다" 통보

KB자산운용이 작년 매입한 서울 종로타워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핵심 임차인으로 꼽히는 '위워크(Wework)'의 이탈 가능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위워크가 경영난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계약 파기 의사를 건물주에 전달했다. 공유오피스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던 위워크는 작년 기업공개(IPO) 무산 속에 경영난에 시달려 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경영난이 심화할 조짐이다.

KB자산운용 입장에서는 위워크의 이탈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위워크가 종로타워에서 사용 중인 임대면적은 전체의 '4분의 1' 수준에 이른다. 위워크가 이탈할 경우 공실률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다. 사실 종로타워는 KB자산운용이 매입했을 때부터 공실률이 이미 두 자릿수로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위워크가 종로타워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KB자산운용 측에 임대차계약 파기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계약 파기 의사를 전달해 온 것은 맞다"며 "위워크 측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일 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B자산운용 측의 입장을 토대로 보면 위워크의 어려운 사정이 드러난 헤프닝 정도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시각은 다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위워크와 맺은 임대차 계약에 주목해야 한다"며 "상세히 살펴보면 임대인에게 불리한 독소조항이 상당히 많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우선 임차인에 대한 위약벌 조항이 엄격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이는 계약해지 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위워크 코리아에서 재무적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위워크 본사 차원에서 보증을 하지 않는 조항도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위워크가 독단적으로 계약 파기를 실행으로 옮기면서 짐을 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제 작년말부터 위워크 본사 차원에서 임대차계약과 관련 수익성이 떨어지는 곳에 대해 계약 파기 가능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스크 혹은 위약벌이 약한 공유오피스가 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위워크에 투자한 비전펀드의 요청에 따라 계약 파기 가능성을 검토한 것으로 안다"며 "일정 수준의 페널티를 감수하더라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임대차 계약을 파기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위워크는 공실 문제를 해소하는 만능키 같은 역할을 해왔다. 최근 수년간 CBD와 GBD 모두 오피스 공실은 위워크가 다 채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대기간도 초장기다 보니 임대인 입장에선 거부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종로타워도 마찬가지다.

위워크가 종로타워에 입주한 시기는 2018년 9월께다. 당시 건물 소유주였던 이지스자산운용은 위워크를 입주시키면서 40%가 넘던 공실률을 비약적으로 낮췄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공실문제를 해소한 이후 종로타워를 매각해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위워크 효과'를 본 셈이다. 위워크는 종로타워 8개 층, 전체 임대면적의 26.5%를 사용하고 있다. 2038년 5월 말까지 계약이 돼 있어 18년 정도 남았다. 종로타워는 옛 화신백화점 자리에 만들어진 빌딩으로 지하 3층~지상 33층 규모의 건물이다. 연면적은 6만652㎡이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위워크의 경영사정이 악화하기 시작하면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기업공개(IPO)에 실패하면서 신규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고 사세가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번지면서 공유경제 관련 산업에 대한 인식도 나빠졌다.

위워크의 이탈이 현실화할 경우 KB자산운용 입장에서는 펀드 운용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실률은 수직상승한다. 작년 종로타워를 매입했을 때 공실률을 기준으로 보면 단번에 40%를 넘어선다. 매입 당시 종로타워의 공실률은 14% 달했다. 특히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당장 위워크를 대체할 만한 임차인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KB자산운용은 작년 6월 4637억원에 종로타워를 인수했다. 3.3㎡당 가격은 2527만원 정도다. 이는 경일감정평가법인이 산정한 종로타워 담보감정평가액 5013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KB자산운용은 공모와 담보대출을 섞어서 자금을 모았다. 공모로 1120억원을 조달했다. 대출은 3250억원으로 대주단은 한화생명, 동양생명, KB국민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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