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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년史’ 두산의 분당시대···지주사는 동대문 사옥 지켜

  • 사옥매매,사옥이전

1896년 배오개 초입 ‘박승직 상점’ 문 열며 시작된 대한민국 최장수기업 ‘두산’
두산타워 매각 후 계열사 신사옥 집중···지주사 등 일부는 그룹 발상지 지킬 듯

두산타워를 매각한 두산그룹이 ‘분당시대’ 개막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지주사 ㈜두산 등 일부는 기존 두산타워에 남을 전망이어서 배경이 주목된다.

22일 두산그룹 관계자는 시사저널e와 통화에서 “현재 두산타워에 입주한 계열사들 중 일부만 분당 신사옥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는 두산타워 준공 이후에도 두산타워에 남겠다는 의미였다.

그룹 안팎의 전언을 종합하면 지주사 두산과 분당 신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하게 될 계열사들의 일부 부서들이 두산타워에 잔존하게 된다. 강남에 둥지를 틀고 있는 두산중공업 서울사무소를 비롯해 두산건설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이 일제히 분당으로 자리를 옮기는 가운데, 그룹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두산만이 동대문에 남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은 지리적 상징성과 정통성을 지키겠다는 뜻이 내포돼있다. 두산은 박승직 창업주가 1896년 종로4가 배오개 초입에 설립한 ‘박승직상점’이 모태다. 현존하는 국내 기업들 중 가장 역사가 깊다. 1916년 화장품사업에 진출해 ‘박가분’이란 히트상품을 바탕으로 규모를 키운 두산그룹은 해방직후 동양맥주를 불하받아 OB맥주를 출범시키며 OB그룹으로 거듭났다. 오늘날과 같은 그룹 명칭을 사용한 것은 1978년부터다.

1983년 을지로에 신사옥을 건립하고, 공간이 부족해 일대 사무공간을 임차하다 1998년 두산타워를 건립했다. 두 차례의 사옥의 입지를 선정할 때 우선시됐던 고려사항은 종로4가 박승직상점과 가까운 거리라는 점이다. 종로4가 교차로 동북쪽 모퉁이에 위치했던 박승직상점 자리에는 ‘두산발상지’란 현판과 더불어 1996년 세워진 ‘두산 100주년 기념탑’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4세 경영체제를 확립한 두산그룹은 지주사를 잔존시킴으로서 그룹의 명맥을 잇고, 분당 신사옥을 발판삼아 200년 기업으로의 도약에 시동을 걸게 될 요량이다. 이번 이전은 앞선 신사옥 건립 때와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창립 한 세기를 전후로 단행됐던 중공업 중심의 사업개편 이후 최대위기를 맞은 두산그룹의 재도약의 발판마련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던 두산그룹은 두산타워를 비롯한 주요 자산매각에 속도를 내며 자구안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9년 일산 위브더제니스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두산건설에서 시작된 자금난은 그룹 핵심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을 위기로 내몬바 있다. 최근 이 같은 자구안 이행 등에 힘입어 유동성이 개선되고 있으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특히, 두산중공업의 반등이 기대된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내세우면서 심각한 부침을 겪게 됐지만 해외원전수주와 소형원전수요증가 등에 힘입어 추후 전망이 점차 밝아지는 상황이다. 또한 미국·유럽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원전이 친환경에너지원의 하나로 평가되면서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기까지 머지않았다는 평이 뒤따른다.

한편, 두산타워 소유권은 부동산전문투자회사 마스턴투자운용이 갖게 된다. 지난 21일 두산은 이사회를 열고 마스턴투자운용에 두산타워를 8000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확정지었다.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실시된 이번 두산타워 매각처분 예정일은 오는 28일이다.


미니공원으로 조성된 박승직상점 터. 두산발상지인 이곳은 종로4가에 위치했으며 그룹 100주년 기념탑이 들어서있다. /사진=두산 유튜브 캡처화면

출처 : 시사저널e - 온라인 저널리즘의 미래(http://www.sisajourn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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