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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꼽은 리테일의 미래를 뒤엎을 ‘기술’

한국에 있는 두 개의 아마존 ‘AGS(아마존글로벌셀링)’와 ‘AWS(아마존웹서비스)’가 15일 이커머스 트렌드와 비즈니스 확장 방법론을 전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날 세미나에서 AWS는 유통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AWS에 따르면 유통산업의 미래를 바꿀 근본적인 변화는 DT(Digital Transformation)에서 나타난다.

AWS 리테일사업개발팀이 정보화진흥원, 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전자통신연구원, 가트너 등에서 발표한 논문과 사례를 종합해 추려낸 10대 DT 기술. 표에서 클라우드 기술을 가장 아래 두고 강조한 이유는 모든 DT는 클라우드라는 시스템 위에 있어야만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자료: AWS)

AWS가 꼽은 리테일 산업의 DT 키워드 첫 번째는 ‘초개인화’다. 사물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과 사물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초연결 된다. 유통업체는 가상공간과 연결되는 접점에서 만들어지는 ‘데이터’를 통해 고객을 대상으로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일례로 아마존은 머신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초개인화 마케팅’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아마존 프라임TV에서 고객이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콘텐츠를 제안해주거나, 고객의 쇼핑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매 상품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아마존닷컴은 개인화 추천을 위해 사용자 대상의 이벤트와 인터렉션(클릭, 구매, 대화 등), 아이템 메타데이터, 사용자 메타데이터(나이, 위치 등) 등을 수집한다. AWS에 따르면 실제 아마존닷컴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35%는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기반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AWS가 꼽은 리테일 산업의 DT 키워드 두 번째는 ‘무인자동화’다. 궁극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육체적인 노동을 대체하고, 인공지능이 인간의 두뇌활동을 대체하게 될 것을 AWS는 전망한다. 매장과 물류센터에서 점차 사람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AWS는 그 사례로 미국 유통업체 타깃(Target)을 들었다. 타깃은 매장 복도를 돌아다니면서 상품의 정확한 위치, 가격과 재고량을 모니터링하는 로봇을 도입했다. 기존 3만 SKU(Stock Keeping Units)의 상품이 진열된 매장을 한 사람이 돌아다니면서 동일한 일을 했을 때는 약 40시간이 걸렸는데, 로봇은 그것을 3시간으로 단축했다.

김호민 AWS 리테일사업개발 담당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기술은 전 지구적인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인류경제에 근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용기술(General Purpose Technology)과 그 뜻이 통한다”며 “빠른 확산과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만드는 DT 기술의 등장으로 유통 가치사슬은 더욱 빠르게 변하고 혁신할 것”이라 말했다.

AWS가 꼽은 리테일 가치사슬 전반을 변화시킬 DT 기술(자료: AWS)

AWS에 따르면 DT 기술은 상품 소싱부터 라스트마일 물류까지 리테일 가치사슬 전반을 변화시킨다. 좀 더 구체적으로 각각 어떤 요소 기술이 리테일 가치사슬의 변화를 가지고 오는지 김호민 AWS 리테일사업개발 담당의 발표를 정리했다.

소싱&머천다이징의 변화

데이터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시장 트렌드 조사 과정이 정교화 되고 신속하고 정확한 상품화가 가능해집니다. 물론 기존 많은 리테일 업자들에게 데이터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 데이터가 산재돼있어서 ‘가시성’ 확보가 어려웠을 뿐입니다. 그래서 유통업체들은 데이터보다는 직감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개인화된 마케팅보다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마케팅을,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보단 회사가 만들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여기서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다면 데이터 레이크(Data Lake) 구축을 통해 디지털 데이터를 자산화하고 ‘가시성’을 높일 수 있게 됩니다. 나아가 타임투마켓(Time to Market) 리드타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와 상품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예컨대 아마존은 웹과 모바일, 메일과 푸시메시지, 심지어 고객의 음성(아마존 에코)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나오는 모든 데이터를 ‘데이터 레이크’에 모아서 고객을 이해하고자 합니다. 아마존은 이 데이터를 통해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PB 상품을 제조하는 데 활용합니다.

SCM&오퍼레이션의 변화

공급망관리(SCM)와 오퍼레이션 측면에서도 변화는 관측됩니다. 인공지능 기술은 수요예측과 발주 프로세스를 ‘초고도화’ 합니다. 사실 아마존도 창업 이후 2007년까지는 기존 다른 업체들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통계적 방식’을 이용한 수요예측을 해왔습니다. 이러한 전통적 방법론은 ‘특정지역 판매 상품’이나 ‘회전율이 낮은 상품’, ‘특정 시즌에만 팔리는 상품’, ‘신제품’의 수요 예측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과거 데이터가 많지 않았으니까요.

수요예측 실패에 따른 과다, 과소 발주의 부작용을 여러분은 너무나 잘 알 것입니다. 일례로 과다 발주는 상품을 받아 처리하는 물류센터와 매장의 운영 리소스 증가를 야기합니다. 아마존은 이런 한계를 넘어서고자 2007년 머신러닝 기술을 수요예측에 도입했습니다. 2015년부터는 딥러닝 기술까지 사용하면서 실제 앞서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던 품목들의 수요 예측 정확도를 15배 증가시켰습니다.

마케팅&CS의 변화

앞으로 소비자는 그야말로 ZEC(Zero Effort Commerce), 노력을 하지 않는 쇼핑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소비자의 쇼핑 프로세스가 ‘인지 및 구매동기 발생’, ‘검색 및 탐색’, ‘구매 결정’, ‘결제’ 순으로 진행했다면, 미래에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 과정을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기술이 대체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인공지능 기반 ZEC 플랫폼이 저의 소득수준과 과거 구매 이력과 같은 데이터를 알고 있다고 해봅시다. 이러면 이커머스 플랫폼은 제가 어떤 두루마리 휴지나 치약을 특정 주기로 구매하고 있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서 커머스는 제가 추가 구매할 시점을 예측하여 배송을 해줄 수 있게 됩니다.

기존 웹에서 시작한 커머스 인터페이스가 ‘모바일’로 이동했고, 이것이 또 ‘보이스’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결국 커머스 인터페이스가 ZEC를 향해 가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합니다. 그리고 ZEC 확산에 따라 ‘저관여 상품’의 오프라인 매장 구매 기회나 경험은 점차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라스트마일 배송의 변화

마지막은 라스트마일 배송의 변화입니다. 기술 발전과 라스트마일 혁신을 통해 무인배송, 드론배송, 전기차 기반의 자율배송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품의 ‘풀필먼트’도 보다 지능화, 자동화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예컨대 아마존이 이커머스 풀필먼트센터에 도입한 키바(KIVA) 로봇은 움직이는 선반이 사람 대신 고객이 주문한 상품 픽업 작업을 처리합니다. 키바 도입을 통해 아마존은 피킹 작업자의 동선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여러 다양한 상품을 더욱 자주, 빠르게 배송 받고자 하는 소비자 니즈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풀필먼트센터는 ‘도심’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습니다. 기존 시내에 있는 슈퍼마켓 등 유통매장, 심지어 주유소까지. 나아가 폐점이 예정된 매장들의 용도를 바꿔서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로 전환하는 계기가 마련되고 변화는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https://byline.network/2020/09/1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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