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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경험부터 공급망까지··· '리테일 혁신', 속도와 방향 모두 바꿔라

몇 년 전부터 불거진 소매 종말론(Retail Apocalypse)부터 이를 앞당긴 코로나19 사태까지 소매업계는 혹독한 시련을 견뎌내고 있다. 이를테면 올 한 해만 하더라도 수 라 테이블(Sur La Table), 아세나 리테일 그룹(Ascena Retail Group), 브룩스 브라더스(Brooks Brothers), 니만 마커스(Neiman Marcus) 등 주요 소매기업들이 줄줄이 파산했다. 미국 최초의 백화점 로드앤테일러(Lord & Taylor) 역시 194년 만에 모든 매장을 폐쇄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우리가 알던 소매 경험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누군가는 이 상황을 고집스럽게 이겨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혁신가들(innovators)은 이미 ‘디지털, 물리적 경험, 몰입형 쇼핑 경험’이라는 소매 산업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Getty Images


맥킨지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의 전자상거래 채택 속도가 몇 달 만에 약 10년 정도 빨라졌다고 추정했다. 심지어 오프라인 매장이 다시 문을 열고 있는 상황이지만 디지털의 성장세는 멈출 줄을 모르고 있다. 

세일즈포스의 글로벌 쇼핑 인덱스(Global Shopping Index)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디지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전례 없는 수준이다. 이어서 세일즈포스는 코로나19 사태가 앞으로 최소한 12~18개월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계속 성장하리라 전망했다. 

한편 입소스(IPSOS)는 전체 설문 응답자의 61%가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사용자들은 앞으로 지속될 ‘새로운 디지털 행동’을 학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매업체가 이 새로운 경제(Novel Economy)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무엇일까? 

정답은 ‘혁신’이다. 그러나 혁신 그 자체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 우선, 전통적인 소매 프레임워크, 모델, 가드레일의 족쇄를 벗고 성장과 가능성 초점을 맞춰야 한다. 

‘팬데믹’ 덕분에 ‘소매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상 유지’는 가장 편안한 선택지다. 하지만 전통적인 소매업계를 따르는 경직된 기업문화와 계층 구조에만 머무른다면 소매업의 미래는 과거에 얽매일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안일하고 고집스러우며 단기 지향적인(장기적인 투자보다는 분기별 우선순위를 추구하는) 의사결정을 없애는 데 팬데믹이 일조했다. 이제 코로나19 사태는 소매업체로 하여금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고객 행동과 기대치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사용자는 쇼핑 방식과 이유를 재조명하게 됐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점점 더 디지털화되고 있다. 수년 동안 언급돼 온 이야기이긴 하지만, 마침내 옴니채널(omnichannel)이라는 마인드셋이 갖춰졌다. 

하지만 이전과는 방식이 다르다.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은 이제 디지털과 아날로그 경험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통합되고 있다. 사실상 고객들은 현실 세계에서도 디지털과 같은 경험을 원한다. 

이와 관련해 선도적인 소매업체들을 보면 ‘속도’와 ‘민첩성’이야말로 불확실성 시대에서 살아남는 경쟁 우위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들의 혁신을 따라 소매 경험에 대한 새로운 표준이 업계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예를 들면 아마존 고(Amazon Go)는 계산대 없이 그냥 들고 나가면(grab-and go)되는 소매 쇼핑 경험을 선보였으며, 이제는 업계가 앞다퉈 여기에 뛰어들고 있다. 또한 거의 모든 소매 브랜드가 비접촉식 결제, 온라인 구매, 매장 픽업, 드라이브 스루, 배달 서비스 등을 내놓으며 경쟁하고 있다. 심지어 카맥스(CarMax)는 비접촉식 시운전과 중고차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하기도 했다. 

미국소매협회(NRF)에 따르면 가구 및 홈 액세서리 소매체인 크레이트 앤 배럴(Crate and Barrel)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2개월 동안 지난 2년 동안 개발하고 배포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프로세스와 표준 운영 절차를 고안해냈다. 

대창고형 대형 할인점 샘즈클럽(Sam’s Club)은 비접촉식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시어지 앱을 개발했다. 갭(Gap)은 하루 100만 개의 상품을 처리할 수 있는 자동화 및 로봇 기능이 통합된 최첨단 유통센터를 열었다. 웨딩드레스 업체인 프로노비아스 그룹(Pronovias Group)은 가상 쇼룸을 선보였다. 

귀금속 업체 아이딜 쥬얼러스(Ideal Jewelers)는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실시간 스트리밍 플랫폼에 기반한 전자상거래 모델로 전환했다. 매장 직원들은 실시간 방송을 하는 호스트가 됐고, 각각 자신의 실시간 스트리밍 매장을 관리한다. 

한국은 로봇 및 자율쇼핑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대면 접촉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쿱 이탈리아(Coop Italia)가 미래형 슈퍼마켓을 공개했다. 모든 곳에 스크린을 배치해 현실과 증강현실이 적절히 혼합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선반은 증강된 라벨이 표시돼 상호작용이 가능하며, 모니터는 영양과 건강 정보, 레시피 등을 알려준다. 

새로운 트렌드가 소매 쇼핑 경험을 재정의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한복판에서,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소매업체의 생존을 위해 중요한 요소다. 

새로운 매장
소비자들은 디지털 전환이 더딘 식료품점과 같은 카테고리에서도 빠른 속도로 디지털 쇼핑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새로운 매장이 무엇을 내세워야 하는지다. 

현 상태로서는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다. 또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소매업체라면 물리적 경험과 디지털 경험을 결합해 오프라인의 개념을 재정의하는 새롭고 역동적인 경험(#phydi)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매장 내 경험(In-store experiences)
쇼핑 예약제(Appointment-based shopping)는 즉각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의 영역이다. 럭셔리 및 하이엔드 매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쇼핑 예약제는 안전 및 사회적 거리 확보, 개인화 서비스를 균형 있게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베스트 바이(Best Buy)의 예약제 서비스를 이용하면 전담 직원과 함께 개인화된 쇼핑 경험이 가능하다. 

의류 소매업체의 경우라면 고객은 쇼핑 예약제를 통해 자신이 입어보고 싶은 아이템을 고르고 탈의실 방문을 예약할 수 있다. 디지털을 통해 소비자는 온라인으로 쇼핑하고 다양한 사이즈의 아이템을 선택하며 이를 직접 입어볼 수 있도록 소매점 방문 시간과 장소를 예약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매장 내 쇼핑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상품 진열대와 재고를 파악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매장마다 상품을 둔 위치가 다르고, 재고도 다르다. 따라서 재고를 찾느라 혹은 상품 위치를 찾느라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하는 경우가 많다.  홈 디포(Home Depot)와 타겟(Target)은 재고 여부와 매장 내 상품 위치를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접촉식 쇼핑(Contactless shopping)도 중요한 영역이다. 점차 셀프 계산이 제공되고 있으며 계속 확대 적용되는 추세다. 아마존 대시 카트(Amazon Dash Cart)와 아마존 고(Amazon Go) 같은 스마트 카트 및 기술은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시 말해, 이들은 많은 소비자가 가장 불편하게 생각하는 계산대에서 줄 서는 행위를 없애면서 쇼핑 경험을 간소화하고 더 빠르게 처리한다.

매장 경험을 넘어
공급망과 재고도 또 다른 기회의 영역이다. 소매업체는 온라인 쇼핑에 적합한 방식으로 재고 및 보충을 관리하는 프로세스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이를테면 만약 소비자가 온라인 주문을 완료했지만 재고가 없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다른 상품으로 대체하거나 양해를 구하는 것이 항상 가능한 일은 아니다. 고객이 뒤늦게 품절 사실을 확인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는 큰 불만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온라인 주문용 재고를 표시해줄 수 있다. 

이 방법으로 충분할까? 그렇지 않다. 소매업체는 소비자가 품절된 상품을 사전 주문할 수 있도록 해 재고가 들어오면 언제든지 픽업하거나 배송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알아서 주문을 예측하고 해주는 ‘자동 주문’ 기능을 생성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아이디어는 재고 알림 문자메시지를 도입해 소비자가 간단한 응답(Yes)으로 해당 상품을 카트에 추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여러 쇼핑몰을 돌아다닐 필요 없이 원하는 상품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 쇼핑(Hybrid shopping)
오늘날 소매 쇼핑은 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해 이뤄진다.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해 쇼핑 니즈를 더욱더 잘 충족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한 다음 바로 필요한 상품만 가져가고, 나머지 상품은 나중에 배달을 받을 수 있다. 비접촉 쇼핑이 계산에만 적용될 필요는 없다. 소비자가 매장 또는 진열창에서 상품을 보고 즉석에서 디지털로 주문하는 기능도 제공할 수 있다. 

존 루이스 웨이트로즈(John Lewis Waitrose)에는 사용자가 QR 코드를 스캔하여 ‘인기 상품 상위 30개’에서 원하는 것을 구매할 수 있는 진열창이 있다. 

영국의 백화점 하우스 오브 프레이저(House of Fraser)는 ‘쇼핑할 수 있는 창문(shoppable window)’ 콘셉트를 실험한 바 있다. 상점의 진열창을 지나가는 사용자에게 앱을 열라는 알림 메시지가 표시되고, 이를 눌러 진열창의 이미지를 스캔하면 해당 상품을 확인하고 앱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이었다. 

수트 서플라이(Suit Supply)는 실시간으로 여러 스타일을 보여주는 소셜 피드를 스트리밍하는 디지털 벽을 제작하기도 했다. 럭셔리 남성복 브랜드 제냐(Zegna)는 개인화된 가상 쇼핑을 선보였다. 매장 직원이 고객에 맞춰 고른 ‘의류 테이블’을 줌(Zoom)을 통해 공유한다. 또한 무엇이 새로 들어왔는지 매장 투어를 해주기도 한다. 

서비스형 쇼핑(shopping-as-a-service): 매장이 곧 무대
소매 혁신 기업 b8ta는 소매 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공동 창업자 겸 CEO 비부 노비는 상품을 구매하는 것에서 서비스형 소매(retail-as-a-service) 모델로 전환하는 것이 한 가지 해답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매장은 쇼핑 활동을 위해 설계된다. 각 디스플레이가 각 공간의 매장이 된다. 고객들은 상품을 만지고 사용해보며, 상품에 담긴 스토리를 확인할 수도 있다. 브랜드는 실시간 고객 상호작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메시지, 경험, 가격 등을 즉각 원격 제어해 쇼핑 몰입도를 높인다.

노비는 소매업이 거래를 위한 공간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미디어에 가깝다면서, “본질적으로 매장은 강력한 물리적 미디어다”라고 말했다.

한 시대의 끝, 그리고 또 다른 시작
이제 경영진은 혁신하고, 더 빠르게 움직이며, 더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창의력과 상상력이 없다면 소매업의 미래는 지금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배운 점이 있다면 혼란과 파괴가 모두에게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어줬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소매업체처럼 생각해서는 앞날을 내다보기 어렵다. 혁신가 또는 디즈니의 이매지니어(Imagineer)처럼 생각하라.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전통적인 소매업계 외부에 있는 다른 혁신가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새롭고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도록 하자. 

소매 비즈니스 모델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5가지 주요 혁신 영역은 다음과 같다. 

1.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추구하는 전용 사업에 투자하라(새로운 가치 및 수익 창출).
2. 운영 혁신(공급망, 서비스 직원 교육 등)을 촉진하는 병행 사업을 지원하라.
3. 경험 혁신(물리적 경험, 디지털 경험)을 위해 고군분투하라. 
4. 기존 접점에서 차세대 #phydi 고객과의 인게이지먼트 및 관계 관리를 우선시하라. 또한 고객 여정을 현대화하는 새로운 접점을 개발하라.
5. 크로스-펑셔널(cross-functional), 실시간 데이터, 인사이트를 중요시하는 문화를 조성하라. 변화하는 고객 행동, 선호도, 기대치를 파악하고 의사결정 및 테스트와 학습을 가속화하라.


오프라인 매장은 상품을 진열해두는 단순한 공간에서 벗어나야 한다. 매장이 어떻게 상품을 제공할 것인가? 쇼핑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서비스 방식과 역할이 재조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 사용자를 온·오프라인 매장으로 유인하기 위해 경험을 차별화하는 새로운 가치도 정의해야 한다

원문보기:
http://www.ciokorea.com/news/165065#csidx4986dca6dce3bb287e06154254021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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