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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서점 옥죄니…북카페형 반사이익

지난 7월 리뉴얼 오픈을 한 교보문고 잠실점.
사진설명지난 7월 리뉴얼 오픈을 한 교보문고 잠실점.

`0대6`. 지난 1년간 대형 서점 교보문고와 북카페형 서점 아크앤북이 출점한 서점 수다.
서점의 지형도가 변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작년 10월 3일 `서적, 신문 및 잡지류 소매업`을 제1호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한 지 1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이 특별법 시행으로 5년간 교보문고·영풍문고·반디앤루니스 등 매출 1000억원 이상 대형 서점은 신규 매장 출점이 제한됐다. 대형 서점의 출점 기준은 까다로워졌다. 연간 1곳만 출점이 허용되며 신규 출점한 매장은 36개월 동안 학습 참고서를 팔 수 없다. 카페 등 다른 업종과 융·복합 서점은 신규 출점 제한을 받지 않지만 서적 매출 비중이 50% 미만이고 서적 등 판매면적이 1000㎡(303평) 미만일 때 허용된다.

현재 국내 최대 오프라인 서점인 교보문고의 신규 매장 출점은 `무기한 연기` 중이다. 1년간 문을 연 신규 매장은 없고, 기존 오래된 매장을 리모델링해 다시 문을 여는 리뉴얼 오픈만 작년 8월 영등포점, 올 7월 잠실점 두 곳에서 진행했다. 향후에도 오픈 계획이 없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44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영풍문고 역시 지난 1월 20일 사당역점 개장을 끝으로 신규 매장을 열지 않았고 출점 계획도 없다. 2014년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일정한 판매 마진이 확보된 뒤, 교보문고·영풍문고·예스24·알라딘 등 대기업 서점은 2015년 63개에서 무려 2018년 105개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아크앤북 1호점으로 문을 연 시청점의 모습.
사진설명아크앤북 1호점으로 문을 연 시청점의 모습.

대형 서점이 겹겹이 규제를 받는 사이 북카페형 서점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아크앤북은 `성수연방` `띵굴시장` 등 핫플레이스를 차례로 탄생시킨 오티디코퍼레이션이 서점과 라이프스타일 숍을 결합한 복합 문화 공간을 지향하며 선보인 서점이다. 코로나19 쇼크에도 지난 1년간 매장 6개를 개점하며 9호점까지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책 터널` 등 공들인 인테리어로 1호점인 시청점부터 사진 찍기 좋은 서점으로 입소문을 탔다. 하지만 전문 MD 수십 명이 신간을 선별해 소개하는 대형 서점과 달리 소수 북큐레이터가 책을 골라 소개하는 데다, 식음료 매장 운영을 위해 책을 미끼로 사용한다는 불만도 크다. 출판계에서는 "북카페형 서점에서는 매주 수백 종이 나오는 신간이 설 자리가 없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지난 5년간 이른바 `몰링 시대`가 열리면서 백화점·복합쇼핑몰은 앞다퉈 집객 효과가 뛰어난 서점에 러브콜을 보냈다. 오프라인 서점의 팽창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이유였다. 이 협업 기회는 아크앤북과 문학동네 카페꼼마에 넘어갔다. 올 5월 이마트 월계점 2층 매장 정중앙에 759㎡(230평) 규모 `아크앤북`을 입점시켰다. 카페꼼마는 송도점에 이어, 세종점, 광교 갤러리아점을 확장하며 매장 3개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대형 서점은 온라인과 디지털 시장에서 출구를 찾는 모양새다. 영풍문고는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책을 찾는 `나우드림`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서점 출점이 규제로 막히자 교보문고는 오디오북, 전자책 등 디지털 사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7월 말부터 오디오북 약 4000종을 구비해 판매를 시작했다. 10월에는 7년 만에 전자책 단말기 출시를 앞뒀다.

오프라인 서점 출점은 `남는 장사`는 아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형 오프라인 서점은 대형 밀집시설이라는 이유로 코로나19 쇼크 직격탄을 맞았다. 한 대형 서점 관계자는 "인건비·임대료 등 매장 운영비용이 지속적으로 느는 추세라, 신규 매장을 여는 데 과거보다 신중해진 이유도 있다. 그럼에도 중소도시에서는 대형 서점이 지식문화의 보루 역할을 하는데, 규제로 투자가 막힌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20/09/94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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