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부동산뉴스

카카오는 왜 이제야 4000억 들여 자체 데이터센터 지을까

카카오가 메신저 출시 10년만에 자체 데이터센터(IDC) 구축에 나선다. 카카오는 그간 KT 목동 IDC 등 통신사와 IT서비스 업체 센터에 서버를 저장했는데, 향후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빅데이터를 관리하고 연구기관과 협력해 부가가치를 생산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NHN에 이어 카카오까지 데이터센터 건립에 나서면서 업계에서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두고 IT기업 간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경기도청에서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와 함께 '카카오 데이터센터 및 산학협력시설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카카오는 4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2023년까지 한양대 캠퍼스혁신파크 내 1만8383m² 규모 부지에 데이터센터 및 산학협력시설을 준공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카카오데이터센터 위치도. [제공=카카오] 2020.09.08 yoonge93@newspim.com

◆ 카카오 데이터센터, 네이버 각과 동일 규모...클라우드·빅데이터 사업 '박차'

카카오의 데이터센터는 네이버 제1데이터 센터인 '각'과 맞먹는 '하이퍼스케일(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 센터)'로 지어진다. 아직 데이터센터는 상징성을 고려해 네이밍 예정 단계에 있다. 

데이터센터 전산동 건물 안에 총 12만 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고, 저장 가능한 데이터량은 6EB(엑사바이트)에 달한다. 1EB는 1GB(기가바이트)짜리 영화 10억편 분량과 맞먹는 수준으로, 60억편 분량에 달하는 영화를 백업할 수 있는 셈이다.

이번 카카오의 행보를 두고 눈길을 끄는 대목은 데이터센터 구축 장소와 그 시기다.

그간 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가 대신 통신사와 IT서비스 업체 센터에 서버를 저장했는데, 연내 '서비스형 플랫폼(PaaS)'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인 '카카오 i클라우드' 서비스를 앞두고 자체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향후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려하기 때문에 원래부터 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데이터센터 위치로 안산 에리카 캠퍼스를 낙점한 이유는 접근성과 산학 협력 등 이유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안산인 이유는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높고, 강소연구 개발로 지정돼 ICT쪽에서 특화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고 미래산업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도시라고 생각했다. 그 안에 에리카캠퍼스는 카카오 포함 소규모 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지역 혁신 거점을 두고 진행하기 때문에 카카오와 산악협력을 하기에 우수한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카카오측은 다만, 데이터센터 설립 이후에도 통신사와 IT서비스 업체 센터에 서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관계자는 "데이터 유실이나 불시의 상황이 있으니까 데이터를 국내 여러 데이터센터에 백업을 하고 있는데, 데이터 센터를 설립 이후에도 현재와 동일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카카오가 클라우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캡쳐=카카오i클라우드] 2020.07.02 yoonge93@newspim.com

◆ 카카오까지 클라우드 참전..."국내 경쟁 심화될 것"

카카오가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첫발을 떼면서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치열한 각축전이 예고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이 천문학적 비용을 감수하면서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는데, 비대면 서비스가 늘어나며 데이터센터 수요 또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 2014년 강원 춘천시에 설립했던 데이터센터 '각'에 이어 약 6500억 원을 투입해 세종시에 2번째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짓고 있다. '각 세종'의 부지 규모만 놓고 보면, 카카오 규모의 2배를 웃돈다. 

NHN은 2022년까지 약 5000억원을 투입, 경남 김해시 부원지구 66만m² 규모에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와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한다. 

IT업체들이 데이터센터 건축에 박차를 가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트북 브랜드가 많이 생긴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물론 카카오의 경우 자사 플랫폼과 연계해 사용을 많이 하려할 것이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아진 것"이라며 치열한 경쟁을 점쳤다. 

최준균 카이스트 교수 역시 "클라우드는 '대세'이기 때문에 큰 기업들은 무조건 진출하고 있다"며 "데이터를 분석해 지능형으로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하려면 전부 클라우드로 가야하니까 경쟁이 점점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댓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