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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시장 팽창기, 후발주자 속속 진입…강해지는 경쟁강도

리츠(REITs) 시장이 양적 팽창기에 들어섰다. 시장 규모는 50조원대로 확대했고, 설립된 리츠 수는 260여개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기초 자산도 전통자산으로 분류하는 상업용 부동산에서 백화점, 아울렛, 주유소, 물류센터 등으로 확대했다. 최근에는 헬스케어 관련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가 시장에 첫 선을 보이기도 했다.
기초 자산이 다변화한 것은 리츠 활용법의 다양화로 설명된다. 리츠 설립 도입 초기 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선택하는 자산 '유동화' 목적이 주를 이뤘다. 현재는 기업 재무구조 개선을 비롯해 사업구조 개편, 투자금 유치 등 다양한 니즈에 따라 리츠를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조단위 리츠로 주목 받은 '주유소' 리츠가 있다. SK네트웍스는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리츠를 활용했는데, 영업용 자산인 주유소를 리츠에 통매각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렇게 시장이 확대하면서 후발주자들도 속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는 물론 건설사까지 리츠AMC 인가를 준비 중이다.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들 간 경쟁 강도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리츠AMC 증가세 뚜렷

올해 국토교통부에 리츠AMC 설립 인가를 신청한 곳은 7곳이다. 대신자산신탁을 비롯해 켄달스퀘어자산운용, KTB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 KB자산운용, 현대자산운용, 호반건설 등이다. 이들 중 본인가를 받은 곳은 대신자산신탁과 켄달스퀘어자산운용, KTB자산운용 등 3곳이다. 호반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3곳은 예비인가까지 받은 상태다. 작년 12월 본인가를 받은 투게더투자운용까지 고려하면 1년 새 8곳이 리츠 시장 진출에 나섰다.

리츠AMC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발굴, 매입해 관리하고 처분하는 일을 전담하는 회사다. 금융지주 계열은 물론 자산운용사, 건설사 등 유관 사업에 있는 곳들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리츠AMC 시장에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이 새롭게 시장에 합류하면서 리츠AMC의 수는 30곳을 넘어섰다. 작년 투게더투자운용이 30번째로 리츠AMC 본인가를 받았다. 올해 연말께면 리츠AMC 수는 37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리츠AMC의 수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시기는 2016년부터다. 2013년 대한토지신탁을 끝으로 이후 신규 시장 참여자는 없었다. 그러다 2016년 자산운용사를 시작으로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리츠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정부가 당근책을 내놓은 이후부터다.

국토부는 2016년 말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을 개정해 자산운용사와 리츠AMC의 겸영을 허용했다. 부동산펀드가 부동산에 100% 투자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면서 리츠와 부동산 펀드의 투자·운용 대상에 실질적인 차이가 없어졌다.

기존에는 리츠AMC가 운영하는 부동산 임대관리를 외부에 위탁했다. 하지만 법 개정으로 리츠 AMC가 직접 부동산 임대관리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이 리츠AMC를 설립하고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HDC자산운용을 비롯해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가 속속 리츠AMC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6년부터 신규 인가를 받은 곳의 상당수가 자산운용사였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신규 인가를 신청한 7곳 중 5곳이 자산운용사다. 시기를 저울질 하다 더 늦기 전에 리츠 시장 참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자산운용사가 이 시장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부동산 펀드에 대한 과세 문제 때문이다. 정부 지침에 따라 사모형 부동산 펀드가 소유한 토지에 대한 재산세 분리과세 폐지 시점이 2년 연장됐는데, 이는 기존 설정된 부동산 펀드로 한정됐다. 신규 부동산 펀드는 새로 시행되는 합산과세의 대상이 된다. 신규 부동산 펀드의 타격은 불가피해진 셈이다.

토지에 대한 재산세는 분리과세의 경우 세율이 공시지가의 0.24%(지방교육세 포함)인데 별도 합산과세의 경우엔 0.48%(지방교육세 포함, 공시지가 10억원 이상의 경우)까지 뛴다.

분리과세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엔 종합부동산세를 낸다는 점도 부담이다. 종합부동산세는 400억원 이상의 토지 공시가격에 대해서는 최고 0.84%(농특세 포함)가 부과된다. 시장에서는 신규 부동산 펀드는 기존에 설정된 부동산 펀드에 비해 토지 보유분에 대해선 1%포인트 가량을 세금으로 더 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후발주자 간 경쟁강도 치열해질 듯

투자에 일가견이 있는 자산운용사가 속속 리츠AMC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조짐이다. 특히 이미 톱티어 그룹이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해놓은 만큼 후발 주자 간의 경쟁 예상된다.

시장 점유율 순위 상위권에 자리한 톱티어 그룹은 계속해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이미 탄탄한 네트워크도 구축이 돼 있는 상태다. 후발주자가 이들과 직접 경쟁을 벌이기는 다소 역부족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괜찮은 투자 대상은 대부분이 관심을 두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입찰 등의 방식을 거쳐야 하다 보니 신규 딜을 따내기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괜찮은 자산으로 평가 받고 있는 딜에서 리츠AMC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된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SK디앤디 계열의 디앤디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한 영시티가 있다. 영시티 입찰에는 신탁사는 물론 자산운용사까지 20여곳에 이르는 원매자가 입찰에 참여했다. 리츠AMC 대부분이 경쟁을 벌인 셈이다. 올해 진행된 물건 중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했다.

이 관계자는 "톱티어 리츠AMC의 경우 이미 다져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딜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날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KB부동산신탁이 최근 거래 종결을 앞둔 홍대 카카오빌딩이다. 경쟁입찰에 앞서 선제적으로 매도자와 협의를 거쳐 우선협상권을 따냈다.

또 후발 리츠AMC의 경우 경험이 부족한 점도 신규 딜을 따내는데 어려움을 나타내는 요소였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실물 거래에선 변수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우선매수권이 있는 거래가 꼽힌다"며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 혹은 제3자 지정 여부에 따라 거래 매수자가 결정되는데, 이런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채 입찰에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신 곳들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작년말 본인가를 받은 투게더투자운용은 아직까지 신규 리츠를 만들지 못했다. 최근 하나금융투자 여의도 빌딩 입찰에 참여해 예비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거래 종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하나금융투자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한 이후 제3자로 코람코자산신탁을 지정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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