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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어렵고, 리모델링 아쉽고", 고뇌 빠진 ‘한강변 아파트’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에 대한 재건축 사업장의 탐색전이 길어지고 있다. 기부채납 등 공공참여형 재건축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층 개발 제한에 묶여 있던 한강변 아파트들의 기대감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리모델링을 준비하던 일부 단지들은 이미 장고에 들어갔다. 한편 연식이 낮거나 비한강변 단지들의 경우, 여전히 리모델링 추진을 선호하고 있다.

리모델링 추진 한강변 아파트, 재건축 ‘태세전환?’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일부 한강변 아파트들에서 최근 재건축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1992년 지어져 재건축 연한인 준공 후 30년을 앞두고 있는 강남구 개포동 ‘대치 아파트’ 역시 마찬가지다. 1753세대의 대치 아파트는 지난 5월 조건부 리모델링 건축심의도 이미 통과했다. 주민들을 상대로 동의서 접수에도 들어간 상황이다.

   
▲ 한강변 일대 아파트 단지들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하지만 최근 단지의 리모델링 사업 추진 속도가 차츰 정체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한강변 고층 제한 완화 시그널을 보내면서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속속 나오는 실정이다. 단지 인근의 한 업자는 “2년만 채우면 재건축 연한을 달성한다. 재건축 고층 완화 가능성도 나오는 상황이라 10여년이 걸려도 재건축을 하자는 주민도 있다. 반면 빠르게 시세차익을 실현하려고 하는 주민들은 여전히 18층 규모의 리모델링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정체 분위기에도 여전히 매수자들은 단지 매물을 꾸준히 찾는 분위기다. 인근의 다른 업자는 “재건축이건 리모델링이건 모두 호재라 호가는 하락하지 않고 조금씩 상승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해당 단지 전용면적 67㎡의 매매가격은 현재 12억9000만원까지 올랐다.

대치아파트와 준공 연도가 같은 강서구 가양동의 '강변 아파트'도 같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추진위원회 등을 통해 리모델링에 나서고 있지만, 고층 개발이 가능하다면 재건축이 낫다는 목소리도 점차 나오고 있다.

단지 내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모두 아직 공식화된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도 “연한으로는 곧 재건축 요건을 충족하는데다가, 역시 정부에서 고밀 개발 완화로 용적률을 500% 이상 올려준다고 하니 까다롭고 시일이 걸리더라도 한강 인근인 만큼 기다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주민이 많다”고 이야기 했다.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던 한강변 단지들에서 속속 재건축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단지들의 입지 때문이다. 리모델링으로도 가치 상승은 가능하지만, 한강이라는 탁월한 입지 때문에 다른 지역의 재건축 단지보다 높은 사업성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강변을 중심으로 적용되는 35층 이상 고층 개발 제한이 완화되는 경우 희소성은 더욱 배가된다.

실제 한강변 인근 35층 이상 고층 아파트의 경우 모두 단기간에 높은 가격 상승에 성공했다. 일례로 지난 2015년 한강변에 입주한 용산 ‘레미안 첼리투스’(최고층 56층)의 경우 현재 124㎡의 실거래 가격은 32억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역시 한강변에 자리잡고 있는 아크로리버파크(최고층 38층) 역시 이미 지난 10월 84㎡의 매매가격이 34억원을 기록해 ‘평당 1억원’ 시대를 열었다.

여전히 까다로운 고층개발...저연식·비한강변은 ‘리모델링’으로 ‘실속’

정부는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을 통해 준주거지역 용적률 상한인 500%까지 올리고 주택의 50~70%를 기부채납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한강변 고밀 개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한강변 일대의 조망 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는 지난 4일 브리핑에서 “공공재건축도 서울시 ‘2030 서울플랜’에 따라 층수가 제한된다”고 밝힌 바 있다.

   
▲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건영2차' 아파트.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따라서 리모델링 추진 단지 주민들의 기대처럼 한강변 일대 고밀 재건축이 실현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재건축에 대한 안전진단 등급 강화와 안전진단 주체 상향 역시 재건축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따라서 이런 규제로, 재건축 연한을 충족하기에는 연식이 너무 낮거나, 강남권이라도 비한강변에 위치한 단지들에게는 여전히 ‘리모델링’이 매력적인 선택지 중 하나다.

1989년 지어진 송파구 문정동의 문정시영 아파트는 1316세대로 현재 리모델링 조합설립인가를 마치고 시공사도 선정한 상황이다. 관계자에 의하면 오는 10월까지 안전진단을 통과한다는 계획이다.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채운 상황이지만, 재건축을 고려할 형편은 아니다.

단지 내 한 중개업자는 “재건축 기준이 계속 까다롭게 강화되면서, 안전진단을 통과하기 어렵다. 재건축이 되면 좋겠지만 오래 기다린만큼 한강 일대 단지들처럼 큰 수익을 얻기도 힘든 만큼 리모델링 사업을 우선 진행하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리모델링 시공사를 선정한 11월 이후와 올해 2월 이후 현재까지 5000여만원의 호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한강변에 있는 용산 이촌동 ‘한가람건영2차’ 아파트는 지난 1998년 준공됐다. 2036세대로 추진위원회를 통해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단지의 한 중개업자는 “이 정도 연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하자고 기다리기에는 아깝고 우선 리모델링을 추진해서 한번 더 부가가치를 올려놓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면서 지난주에는 85㎡ 매물이 14억8000만원에 실거래됐다. 5~6월과 비교하면 1억원은 가볍게 올랐다. 용산 개발에 대한 기대, 리모델링 호재, 한강 입지라는 점에서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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