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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이제는 지속가능 생태계 꿈꿀 시기다

  • 물류창고매매,물류센타매매

유통업계를 출입하다보면 쿠팡만큼 평판이 흑백으로 나뉘는 기업이 드물다. 이커머스 패러다임을 부순 혁신의 선봉장이라는 평가에서부터 '베스'처럼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종이라는 평가까지 한 몸에 받고 있다. 올해도 누적 적자로 나스닥 상장이 쉽지 않다는 소문서부터 2분기 기준 이미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소문까지 실적 전망도 분분하다.
항간의 소문만큼 쿠팡의 가파른 성장세와 업계의 경계감을 반영하는 것은 없다. 소문의 전말은 시간이 알려줄 것이다. 하지만 쿠팡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나 부정적 시각에서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쿠팡이 쌓아온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그것이다. 최근 문제가 다시 불거지는 이른바 '아이템 위너' 제도는 쿠팡이 얼마나 위태로운 기반 위에 서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제도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셀러들은 지난 달 법률 대리인을 선정하고 쿠팡을 대상으로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돌입하면서 이목을 모았다.

아마존 '셀 유어스(Sell yours)'를 벤치마킹한 이 제도는 최저가에 상품을 내놓은 판매자가 기존 동일상품 판매자들이 누적해온 리뷰·상품명·대표 사진 등을 독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제도는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신규 판매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한층 빛을 발했다. 많은 판매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최저가에 상품을 내놓으면서 '아이템 위너'로 선정돼 승자독식에 성공하기만을 바라게 됐기 때문이다. 쿠팡은 이 제도에 힘 입어 '최저가 검색'을 앞세운 네이버를 추격하며 플랫폼 경쟁력을 단숨에 높였다.

유통업계 전문가는 "판매자간 최저가 치킨 게임을 조장해 소비자에게 효용을 몰아주는 기형적 구조는 한계가 있다"면서 "쿠팡이 소비자뿐만 아니라 판매자까지 끌어안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야 장기적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쿠팡의 생태계를 둘러싼 잡음은 판매자뿐만 아니다.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본사의 방역 미비, 근로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가 연일 불거지고 있다. 플랫폼을 지원하는 사내 조직·인력 운용 방식에 대한 문제점 역시 반복적으로 제기돼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쿠팡의 철저한 '비밀주의' 경영 방식은 내부적 갈등을 고조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비상장사가 공식적인 채널로 나갈 정보를 선별하는 것은 기업의 자유다. 그러나 쿠팡은 내부 목소리를 통제하는 데에 급급한 모습이다. 누적된 내부 노이즈(noise)는 언론사 취재 활동, 청와대 청원 게시판, 증권가 지라시 등을 통해 손가락 사이로 흐르는 모래처럼 속수무책으로 새어나온다.

겉으로 드러난 쿠팡 사업모델은 성공 방정식이 입증된 아마존 모델을 세세히 벤치마킹한 만큼 혁신의 교과서라 부를 만하다. 내부 생태계는 다르다. 너무 많은 잡음이 들리는 기업의 미래를 위해 선뜻 베팅할 투자자는 없다. 김범석 대표가 좀더 마음을 열고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에 나서는 것은 어떨까 내심 바라 보는 이유기도 하다.

http://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2008180414074430109193&lcode=00&page=4&svccode=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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