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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데이터센터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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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스타트업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절감해야 하는 비용은 바로 클라우드 지출이다.”
클라우드 시대에 ‘이게 웬 말인가’ 할 것이다. 그만큼 클라우드 관련 비용 지출이 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혼란이 완화되고 미국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자 미국 회사들은 전열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담당하는 매트 머피 멘로벤처스 파트너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회사들의 클라우드 관련 비용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실리콘밸리의 테크 스타트업들은 급여와 복리 후생 등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비용을 제외하면 클라우드에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많다.

초기에 매출이 적은 스타트업은 비용 면에서도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하는 것보다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만큼 이용료를 내는 것이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이후에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그만큼 회사들이 클라우드에 의존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재택근무의 증가도 이러한 변화에 한몫했다.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클라우드 구축 가속화

테크 리서치 회사 인터내셔널데이터가 지난 6월 발간한 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모든 산업에서 약 3분의 2 이상의 회사와 기관들이 어떤 형태로든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이나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시장 조사 업체인 캐널리스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이 2020년 2분기에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에 사용한 비용은 346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약 11%,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 1분기엔 290억 달러로 전년 같은 분기에 비해 37% 늘었다.

이미 지난해 글로벌 기업들이 처음으로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지출이 사내 데이터센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출을 넘어설 정도로 클라우드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지만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비대면 트렌드가 이어지며 재택근무 등에 따른 온라인 협업과 전자 상거래, 원격 학습, 콘텐츠 스트리밍 등이 늘어나 올 들어 이 흐름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클라우드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등을 직접 만들어 운영하지 않고 네트워크에 접속해 이용하는 기술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은행’이라고도 한다.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이용자가 필요할 때마다 원하는 만큼 자원을 꺼내 제공하는 것이다.

예전엔 회사들이 직접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정보를 저장하고 관리해 유저들이 여기에 접속해 이용하는 온프레미스(on-premise : 소프트웨어를 서버에 직접 설치해 쓰는 방식) 형태로 운영됐다.

하지만 점차 처리해야 하는 정보가 방대해지고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음성 인식부터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보안·블록체인·5세대 이동통신(5G) 등 기업의 서비스에 적용해야 하는 기술이 방대해지자 하나의 기업이 이 모든 것들을 구축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또한 트래픽이 초과하면 정보기술(IT) 인프라를 추가로 구축하는 데도 몇 달이 걸려 빠르게 대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기업들은 직접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을 중단하고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을 통해 IT 인프라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데이터 이용이 급격히 늘어 클라우드가 아니면 이를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 미국 인테리어 용품 업체 로스(Lowe’s)는 당초 올 연말이나 내년으로 계획했던 커브사이드 픽업(curbside pickup) 애플리케이션(앱) 출시를 앞당겨 이번 4월에 클라우드를 이용해 빠르게 구축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했다.

팬데믹 상황에 미국의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이른 시간 내에 도입할 수 있던 것에는 클라우드의 역할이 크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 존스랑라살(JLL)은 사내 데이터센터를 폐쇄하고 최근 몇 년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대해 온 덕에 팬데믹이 발생하자 순조롭게 90% 이상의 직원들을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재택근무의 효율성을 경험한 기업들은 건물 임대료와 클라우드 사용료를 비교하기 시작하며 클라우드가 사무실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아마존 AWS를 뒤쫓는 MS 애저

 

언택트 시대, 데이터센터가 사라진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다양하게 세분화돼 진화 중이지만 서버 등 인프라 구축해 필요한 가상 하드웨어 자원을 제공하는 인프라 서비스(IaaS), 프로그램과 앱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툴을 제공하는 플랫폼 서비스(PaaS), 유저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직접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로 구분한다.

이 중 클라우드의 기본이 되는 서비스는 IaaS와 PaaS다. 이 분야에서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글로벌 점유율 31%로 압도하는 가운데 점유율 20%의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Azure)와 6%의 구글 클라우드 등이 뒤를 쫓고 있다.

우리는 아마존이라고 하면 이커머스 회사로만 생각하는데 사실 이 회사는 아마존닷컴을 필두로 한 유통사업부와 AWS 비즈니스를 하는 클라우드사업부로 나뉘며 두 사업부에 최고경영자(CEO)도 따로 있다.

AWS는 2006년 세계 최초로 컴퓨팅 자원을 대여해 주는 서비스로 시작했고 10년 넘게 사업을 지속하며 쌓아 온 방대한 인프라가 강점이다.

특히 AWS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종류는 AI 비서 서비스 ‘알렉사’를 포함해 175개나 돼 기업이 레고 블록을 조합하듯이 필요한 기술을 결합해 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약 3년 전부터 MS의 애저가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MS는 자체적으로 IT 인프라를 구축해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이전하기 어려운 대기업 위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썼다.

MS는 다른 고객들과 인프라가 공유되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 집중해 온 아마존보다 먼저 단일 고객 전용 서비스인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를 론칭했다.

또한 아마존을 써온 기업이 2개 이상의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경향이 강해지자 MS의 퍼블릭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었다.

클라우드업계에서 두 업체에 비해 다소 뒤처진 구글은 강력한 AI 서비스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여기에 IBM·세일즈포스·오라클까지 이들을 뒤쫓고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플랫폼 서비스의 폭발적인 성장은 이들 업체들의 실적을 통해 알 수 있다. 2020년 2분기(4~6월) 아마존의 AWS 매출은 10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나 늘어났다.

게다가 AWS 매출은 아마존 전체 매출의 12%에 불과했지만 전체 이익에선 64%를 차지했다. 아마존은 이번에 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52억 달러)을 기록했다.

아마존과 달리 MS는 애저의 분기 매출 성장률만 발표하는데 같은 기간 동안 매출이 1년 전보다 4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애저의 매출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59% 늘어났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2020년 2분기(4~6월)에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3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어났다고 밝혔다. 알파벳이 클라우드 비즈니스 분기 매출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둘째다.

루스 포라트 구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를 통해 “검색과 네트워크에 따른 광고 수익 감소는 구글 클라우드를 포함한 다른 부문의 수익 증가로 상쇄됐다”면서 클라우드가 구글에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했다.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는 지난해 11월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2018년 기준 1967억 달러에서 2022년 3546억 달러로 연평균 16%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주요 클라우드 업체들의 실적에서 볼 수 있듯이 팬데믹에 따른 재택근무 가속화 등에 따라 매출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0081801290000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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