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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부담 줄이자' 보험사 잇단 부동산 매각

  • 사옥매매,사옥이전

보험사들이 사옥을 비롯해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는 추세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에 이어 올해는 현대해상, 한화생명, 신한생명이 사옥 매각에 나섰다. 새회계기준(K-ICS) 도입에 따라 보험사들은 자본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심하는 모양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현재 서울 장교동 L타워 건물을 매각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올해 4월에는 현대해상이 강남 사옥을 자산운용사에 넘겼고, 한화생명은 성남, 인천, 부산 등에 흩어져있는 사옥 건물 매각을 진행 중이다.

시기와 방식은 다르지만 보험사들의 부동산 매각이 줄을 잇는 이면에는 갈수록 확대되는 자본 부담이란 공통점이 있다. 2023년 K-ICS가 도입되면 보험사들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자산에 대해 이전보다 더 많은 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현행 회계제도에서는 부동산의 위험계수를 업무용은 6%, 투자용은 9%로 본다.

K-ICS가 도입되면 부동산 자산의 위험계수가 25%까지 상승한다. 특히 서울 중심지 부동산을 자사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는 보험사들이 체감하는 상승폭은 더 크다. K-ICS가 도입되면 보험부채를 시가평가하게 돼 지급여력(RBC)비율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데, 준비금 부담이 높아지면 RBC비율 하방요인으로 작용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ICS 도입으로 위험가치체계가 바뀌다보니 부동산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는 게 사실"이라며 "금리가 언제 어떻게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본을 확충하든 리스크를 줄이든 해야 하는데 부동산 매각 역시 이런 맥락의 연장선상"이라고 설명했다.

자본비율 제고라는 큰 틀에서의 매각 요인에 각사의 상황이 반영돼 매각 시기와 방안 등을 결정했다. 현대해상은 올해 4월 한국토지신탁을 강남사옥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현대해상도 K-ICS 도입 등 자본규제 대비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고, 또 부동산 가격이 우위에 있는 시점이란 판단도 있었다.

사옥 관리는 총무 부서 담당이지만 사옥 매각 시기와 금액 등은 현대해상 내 부동산금융부가 맡았다. 국내, 해외의 부동산 대체투자를 담당하는 부서다. 현대해상이 자산운용 차원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검토했음을 알 수 있다.

신한생명 역시 자본규제라는 큰 틀에서의 이유는 유사했지만 지주사의 전략적 결정에 따라 부동산 자산 이관이 결정된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금융은 부동산투자 자회사인 신한리츠운용에 그룹사의 부동산 자산을 모아 규모를 키우기로 방향을 세웠다. 신한생명 L타워 매각도 지난해 지주 차원에서 2020년 경영계획을 세울 당시 결정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외국계 생보사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등 국내 보험사들은 부동산 자산 매각을 검토하기 시작한 2010년대 중반 중소형 외국계 보험사들은 오히려 사옥 매입을 시작했다. AIA생명이나 라이나생명은 2014년 당시 한국 진출 20여년만에 부동산 자산을 마련했다.

당시 외국계 보험사들이 부동산 매입을 추진한 건 자산운용 차원과 더불어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영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표시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도 부동산 매각을 추진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사옥으로 활용할 뿐 아니라 안정적인 임대료 수익도 얻고 있고 자본확충도 당장 급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는 회계기준을 선진국 기준으로 미리 적용하다보니 RBC비율 등이 우량하다"며 "자본확충 부담이 큰 국내 보험사들보다는 비교적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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