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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야심작 에그슬럿 직접 가보니…“맛 빼고 다 좋았다”

 

▲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에그슬럿(Eggslut)’ 코엑스점은 대기행렬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은 에그슬럿 내부 전경. ⓒ스카이데일리
 
지난달 10일 오픈한 ‘에그슬럿(Eggslut)’ 코엑스점을 직접 방문해봤다. 에그슬럿은 익히 알려졌다시피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탄생한 유명 샌드위치 브랜드다. 미국의 유명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Shake Shack)’을 국내에 들여와 성공을 맛 본 SPC가 또 한 번 야심차게 마련한 브랜드다.
 
기자가 에그슬럿 코엑스점을 방문한 건 지난 주말의 일이다. 다른 일정으로 삼성역 인근을 지나던 중 대기인원이 많지 않은 걸 발견한 게 계기였다. 당초 에그슬럿 방문 계획은 없었지만 줄이 길지 않았다는 점과 한국판 에그슬럿의 솜씨는 어떨지에 대한 호기심 등이 기자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이전에도 몇 차례 삼성역 부근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지만 길게 이어진 대기행렬에 방문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던 경험이 있다. 당시 매장 옆 지상으로 통하는 계단까지 이어진 줄에 예상 대기시간만 2~3시간에 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만큼 인기가 대단했다는 얘기다.
 
기자는 과거 어학연수 차 LA에 머물었던 경험이 있는데 당시 에그슬럿 LA 본점을 방문할 수 있었다. 꼭 방문해보라는 현지인의 추천이 방문 동기를 만들었다.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미국 명물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Shake Shack)’이나 ‘인앤아웃(In-N-Out)’ 만큼이나 명성이 자자한 곳이 에그슬럿이라는 게 당시 현지인의 설명이었다.
 
▲ 오픈 초기 에그슬럿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다. 사진은 오픈 초기 지상까지 이어졌던 에그슬럿 대기인원. ⓒ스카이데일리]
 
시간이 꽤 흘러 기억이 흐려졌지만 지금도 현지에서 느낀 에그슬럿의 맛은 생생히 기억난다. 당시 뭘 먹어도 맛있게 느껴졌다는 점을 감안해도 에그슬럿은 미국 현지서 경험했던 음식 중 ‘맛있는 음식’에 속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접했을 당시 감동이 쉐이크쉑을 처음 먹었을 때의 그것과 비슷했다.
 
에그슬럿을 먹으러 가던 길이 꽤나 고됐기에 맛의 미화가 있을 수도 있겠다. 미국 에그슬럿 LA본점은 LA 내 ‘그랜드센트럴 마켓’이라는 곳에 위치한다. 묵었던 숙소와 거리가 있어 이동시간만 한 시간 정도를 잡아먹었다. 길을 잘못 들어 도시 내 슬럼(slum)가를 지나치기도 했는데 길을 지나다니는 불량배, 소위 ‘어깨’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땅만 보고 걸었던 기억이 난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도착해 음식을 접했다 보니 그 맛은 강렬할 수밖에.
 
그 당시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던 탓인지 SPC가 에그슬럿을 국내에 상륙시킨다는 소식은 굉장히 반가웠다. 그 맛을 한국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데 기대감은 커졌다. 기자가 에그슬럿 코엑스점을 방문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매장에 입장한 후 음식을 주문하고 △음식을 수령하기 걸린 시간은 35분이 조금 넘게 걸렸다. 정확히 주말 오후 7시 50분경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고 8시 25분 정도에 음식을 수령할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에그슬럿의 맛에 감동을 느꼈던 탓인지 어느 정도 감당할 만한 대기시간이라고 판단됐다. 직접 줄을 서보니 왜 대기시간이 길어졌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방역조치를 위해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고객 방문일지 작성, 동시에 고객의 손소독 등을 안내하다보니 시간이 길어진 것이었다.
 
이외에도 이곳의 방역체계는 확실하고도 신선했다. 자리마다 가림막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손 소독제 외 손 세척기기까지 마련돼 있었다. 손 세척기기에 손을 넣으니 비누거품이 나왔다. 손을 닦고 다시 손을 넣으니 헹굼을 위한 물이 나왔다. 물이 나온 후엔 자동으로 종이타월이 나왔다. 편리하고도 확실하게 손을 세척할 수 있도록 돕는 기기였다.
 
내부 시설도 제법 그럴싸 했다. 1인석과 다인석 등이 조화롭게 배치돼 있었고 의자, 테이블 등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빛나는 간판은 내부 분위기를 한 층 더 멋스럽게 만들었다.
 
처음 줄을 서고 카운터에 방문하기까지는 15분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시그니처 메뉴’인 ‘페어펙스(FAIRFAX)’와 ‘슬럿(SLUT)’을 주문했다. 그리고 가장 비싼 메뉴인 ‘가우초(GAUCHO)’를 주문했다. 이 세 가지 메뉴가 한국판 에그슬럿의 맛을 고스란히 보여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콜라도 주문하려 했지만 품절됐던 탓에 주문할 수 없었다.
 
▲ 에그슬럿을 방문한 경험 자체는 즐거웠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에그슬럿 코엑스점 내부 풍경, 손 세척기기의 모습. 에그슬럿 메뉴 ‘슬럿(SLUT)’, ‘페어펙스(FAIRFAX)’와 ‘가우초(GAUCHO)’. ⓒ스카이데일리
  
세 메뉴를 주문하니 계산서엔 2만9400원이 찍혔다. 각 메뉴의 가격은 페어펙스 7800원, 슬럿 6800원, 가우초 1만4800원 등이었다. 샌드위치(햄버거) 값 치고는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들 제품들이 미국인들에게 국밥, 볶음밥 등 한 끼 식사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주문자가 워낙 많아서인지 줄서는 시간보다 음식을 수령하는 시간에 더 오랜 시간을 소모해야 했다. 주문 후 음식 수령까지 20분 가량이 소모됐다. 주방에는 10여명의 직원이 쉴 새 없이 작업하고 있었다. 그 풍경이 신기하면서도 흥미로웠다. 또 다른 에그슬럿의 볼거리였다.
 
지난했던 과정 끝에 맛본 음식의 맛은 아쉽게도 기대 이하 였다. 일반적인 기준이나 평가와는 좀 다를 수 있겠지만 미국 현지서 느꼈던 그 감동을 한국에선 느낄 수 없었던 점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었다. 빵 자체는 맛이 좋았지만 빵 사이에 들어간 구성물들이 아쉬웠다. 특히 페어펙스의 경우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적인 샌드위치와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없었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가우초도 ‘몸 값’에 비해 아쉬움이 컸다. 가우초엔 고수가 들어가는데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함께 에그슬럿을 맛봤던 지인도 “이걸 먹기 위해 줄을 서고 비싼 값을 치른 게 아깝다”는 평을 내릴 정도였다. 다만 유리병 속에 담긴 슬럿의 맛은 좋았다. 다른 음식들과도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물론 맛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일련의 평가도 어디까지나 기자 개인의 주관에 지나지 않는다. 에그슬럿이 궁금한 독자라면 한 번 쯤 방문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방문하는 과정과 가게 내부에서 느낀 경험 등은 즐거웠다. 장담할 순 없지만 초창기에 비해 대기인원이 많이 줄고 있으니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음식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꼼꼼하게 방역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코로나 감염 염려는 붙들어 매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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