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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공간이자 물류센터"… 이마트의 점포 활용법

이마트 첫 매장형 물류센터 ‘EOS’ 청계천점. 매장 한쪽 끝에 고객들이 주문한 상품을 담은 바스켓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운송되고 있다. /박용선 기자
20일 이마트 첫 매장형 물류센터 ‘EOS(Emart Online Store)’ 청계천점을 찾았다. 이 점포는 최대 20㎞ 거리에 있는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했을 때 2시간 내 배송하는 EOS로 지난 1월 전환했다. 이를 위해 자동화된 상품 분류, 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물론 기존처럼 매장에서 상품 구매도 가능하다. 온라인 시대로 배송 경쟁이 치열한 현재 매장을 단순히 상품 판매 공간으로만 사용하지 않겠다는 이마트의 전략이다.

청계천점은 EOS 전환 전까지 이마트 일반 매장과 고객이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했을 때 직원들이 직접 분류하고 배송 차량에 싣는 ‘피킹&패킹(PP)센터’로 운영됐다.

◇ 온라인 주문 후 2시간 내 배송

청계천 EOS는 지하 1층 5123㎡(1550평) 규모로 구축됐다. 바로 아래층은 이마트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EOS가 하루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은 5000건, 신선식품 등 취급 상품은 1만개가 넘는다.

이날 찾은 EOS 매장에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담은 바스켓이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빠르게 운반되고 있었다. 이 컨베이어 벨트는 현장 구매 고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매장 한쪽 끝과 2.5m 높이의 천장에 설치돼 EOS 매장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그 길이만 1.4㎞에 달한다. 현장 직원들은 매장에 보관·진열된 상품을 ‘가치 랙 투입 시스템’이라 불리는 선별 장비를 이용해 주문 내역에 맞게 분류, 컨베이어 벨트 위 바스켓에 상품을 담고 있었다. 코로나19로 방역을 위해 모든 직원들은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착용하고 있었다.

김용운 EOS 청계천점 운영팀 총괄은 "상품 선별 장비, 컨베이어 벨트 등 자동화 설비를 구축해 120명의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한번에 분류해 배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EOS 상품 분류 작업은 크게 두 공간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냉장 보관이 필요한 프레시존과 상온상품을 운송하는 드라이존이다. 프레시존은 늘 영상 10도 이하로 유지된다. 또 작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 프레시존은 과일, 야채, 수산, 냉장 간편식(HMR) 등으로 상품을 세분화해 선별하고, 드라이존 역시 음료, 라면, 과자, 생필품 등으로 나눠 운영됐다.

청계천 EOS는 오전 7시, 9시 30분, 12시 10분과 오후 2시 총 하루 4번 온라인 주문을 마감한다. 배송은 주문 마감 후 2시간 이내 이뤄진다. 이른바 ‘당일 바로 배송 시스템’이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한 후 매장에 와서 찾는 픽업 서비스도 구축했다. 고객이 모바일 앱 등으로 상품을 구매할 때 선택하면 된다. 이후 상품 분류, 포장이 완료되면 고객 휴대전화로 알림 메시지를 보낸다. 배송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주문 후 약 2시간 후면 상품을 찾을 수 있고, 매장 내 설치된 크레인 로봇이 소비자에게 물건을 전달한다.

소비자들은 청계천 EOS에 와서 상품을 직접 구매하거나, 온라인 주문 후 집에서 받거나, 온라인 주문 후 매장에서 찾아가는 등 3가지 방법으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EOS 청계천점은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한 후 매장에 와서 찾는 픽업 서비스를 구축했다. 매장 직원이 픽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박용선 기자
청계천 EOS는 SSG닷컴이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3월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운영 및 온라인 배송을 담당하는 SSG닷컴을 설립하고, 두 가지 상품 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나는 익일 새벽 배송이고, 나머지는 당일 바로 배송이다.

새벽 배송은 경기, 용인에 있는 SSG닷컴의 대규모 온라인 물류센터 ‘네오(NEO)’가 담당한다. 현재 SSG닷컴은 3개의 네오를 운영 중이고, 추가로 네오를 짓기 위한 부지를 선정 중이다. 당일 바로 배송은 청계천점과 같은 전국 이마트 158개 매장 중 100여 곳에 설치된 PP센터가 맡고 있다.

대형 물류센터 한 곳에서 상품을 집중적으로 관리, 배송하는 규모의 경제는 물론 소비자 집 근처에 있는 이마트 매장을 통해 빠르게 상품을 배송하는 장점 모두 가져간다는 전략이다.

◇ EOS 전환, 매장 공간적 한계도

청계천 EOS는 네오와 같은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마트는 이 매장을 테스트로 다른 점포도 EOS로 전환할지 검토하고 있다. 현재까지 청계천 EOS의 운영 성과는 긍정적이다. 기존 P&P센터로 운영할 당시 직원 1명이 1시간에 30건의 상품을
 배송 처리했다면, EOS로 전환 후 50건 처리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EOS로 전환하는데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공간적 한계가 있다. 이미 전국 이마트 대부분 매장은 신선식품, 패션·잡화 코너와 식당 등 협력 입점 업체들이 들어서 있어 EOS로 전환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네오와 같이 대규모로 운영할 수 없어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한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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