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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클럽모우CC 인수 모아건설, 호반건설 롤모델로?

같은 지역 기반인 '호반'을 롤모델로 삼을 걸까. 중견 건설사인 모아건설이 레저 산업 확대에 나섰다. 모아건설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가격을 베팅하며 '클럽모우CC' 인수자로 결정됐다. 일부에선 지나치게 고가에 매입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만큼 모아건설의 인수의지가 컸다는 방증이다.
거기다 최근 골프장 시장의 상황을 감안하면 나름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올해 국내 골프장은 때아닌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일대 골프장은 물론 지방 유수 골프장까지 부킹이 어려울 정도다.

연초 불어닥친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산업이 역풍을 맞았지만, 골프장은 예외인 모양새다. 코로나19로 해외로 향하던 골퍼들이 국내 골프장으로 향하면서 '특수'를 누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같은 상황이 고려되면서 골프장 몸값이 치솟고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멀티플 배수 23배, 가격 베팅 통했다

최근 두산그룹은 클럽모우CC 인수자로 모아건설을 낙점했다. 예비입찰에서 20여곳에 이르는 원매자가 관심을 드러내며 인수전은 치열하게 전개됐다. 최고가를 제시하며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한 모아건설은 하나금융과 손을 잡으면서 딜 종결성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렇게 모아건설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입찰에 참여해 모아건설이 제시한 가격은 1850억원이다. 1600억~1700억원대 가격을 제시한 경쟁자들과 의미 있는 격차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모아건설을 비롯해 클럽모우CC 입찰에 참여한 원매자들의 응찰가가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었다는 점이다. 클럽모우CC 매각 초기 시장에선 위닝 프라이스가 1500억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중제로 전환한 클럽모우CC의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산출된 가격이다. 통상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에비타)을 기준으로 가치를 책정한다.

클럽모우CC는 10여년 전 회원제 골프장으로 개발됐는데, 이후 부침을 겪으면서 결국 작년 2월 대중제로 전환했다. 회원제였을 당시 EBITDA는 적작였다. 2017년 -29억원, 2018년 -32억원 등이다. 그러다 작년 대중제로 전환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작년 EBITDA는 13억원이다. 대중제 전환 첫 해였던 만큼 올해엔 인근의 대중제 골프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현금창출력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올해 1분기 전년대비 30% 가량 매출이 신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증가가 입장수입 증가가 주도한 만큼 대중제 전환 효과라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대중제 전환 효과가 아직 완전히 드러나지 않은 만큼 작년 수치를 기준으로 매각가 산정이 쉽지 않았다. 이에 시장에선 비교 대상으로 같은 홍천에 자리한 인근의 27홀 골프장인 샤인데일CC를 기준으로 삼았다. 샤인데일CC의 작년 EBITDA는 81억원 선이다. 통상 골프장 M&A에 적용되는 멀티플(EV/EBITDA) 배수는 20배 안팎이다.

이에 비춰보면 모아건설은 멀티플 배수 23배 수준으로 인수한 것으로 추산된다. 통상적인 수준보다 다소 공격적으로 가격을 베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골프장이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적정 가격이란 시장 전무가의 견해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420만명에 이르는 골프인구가 국내에 발이 묶였다. 그동안 해외로 향했던 골퍼들이 국내 골프장을 찾으면서 자연스레 실적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IB업계 관계자는 "골프업계는 코로나19로 때아닌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골프장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몸값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높은 주택 의존도, 레저 확장

모아건설이 레저산업 확대에 나선 것은 몇해 전부터다. 모아건설은 광주·전남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건설사로 주력은 주택개발이다. 2003년 계열인 모아레저산업을 통해 레저산업에 진출했지만 사업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근거지인 전라남도 보성에 자리한 '보성다비치콘도'를 운영하고 있는 게 전부다.

모아건설이 레저산업으로 눈길을 돌린 이유는 사업 다변화의 필요성 때문으로 보인다. 다수의 주택 기반의 건설사는 2014년 이후 불어닥친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편승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승승장구했다. 모아건설도 이 시기에 6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성장의 이면에는 불안감도 있었다. 주택사업에 사업 포트폴리오가 편중된 탓에 부동산 경기변동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실제 2017년부터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부동산 규제 정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시장이 침체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다수의 지역들은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이 많다. 거기다 사업성을 갖춘 택지 확보도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이에 모아건설이 골프산업 진출을 모색했다. 레저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호반건설고 유사한 행보에 나선 셈이다.

처음 레이더에 들어온 곳은 '아트밸리CC'다. 충북 진천에 자리한 아트밸리CC는 27홀 회원제 골프장이다. 법정관리 중이던 아트밸리CC의 지분을 매입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최대주주는 ㈜아트밸리였다. ㈜아트밸리는 출자전환을 통해 주주가 된 회원들이 본인들의 권익 실현을 목적으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아트밸리CC는 회원제로 개장했지만, 수익성 악화로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입회 보증금을 비롯한 채무의 50%가 출자전환됐다.

문제는 MBK파트너스와 골프존카운티의 등장이었다. MBK파트너스와 골프존카운티가 ㈜아트밸리가 발행하는 CB(전환사채)를 매입하며 투자에 나섰다. 주 채권자가된 것이다.

한 배를 탄 모아건설과 MBK파트너스, 골프존카운티는 초반부터 불협화음을 냈다. 골프장 운영을 두고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고, 보다 못한 법원은 M&A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이때 모아건설이 아트밸리CC 인수에 나섰다. 조건부 인수계약까지 맺으며 아트밸리CC 인수를 눈 앞에 뒀지만, 최대주주였던 MBK파트너스와 골프존카운티의 반대로 끝내 인수는 무위에 그쳤다. 결국 아트밸리CC의 경영권은 그대로 MBK파트너스와 골프존카운티로 넘어갔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시 인수 실패 이후 절치부심했던 것으로 안다"며 "앞선 실패가 이번 클럽모우CC 인수전에 공격적으로 베팅에 나서는 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모아건설은 광주 지역을 근거지로 두고 사업을 벌여왔다. 주력은 자체 브랜드인 '모아미래도'를 앞세운 주택개발사업이다. 모아건설을 이끌고 있는 이는 박치영 회장이다. 매형을 따라 건설업에 뛰어든 그는 1978년 모아건설을 차리고 독립했다.

임대주택 사업은 물론 자체주택 개발사업을 펼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이 과정에서 2세 승계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박 회장의 딸인 박윤하 사장이 이끌고 있는 '모아미래도'에 일감이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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