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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소방공제회가 물류센터·호텔까지 하는 이유는

자산 1조699억원, 수익률 9.9%… 실물 직접투자로 수익 극대화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채권 3570억·주식 1830억 등 자산 83% 재투자
소방공무원 퇴직연금, 순직·공상자 부조금 등으로 안정적 노후생활 지원
이사장 업무추진비 공개로 투명경영, 순직자 입증지원사업도 눈길
한국공제신문이 ‘숫자로 본 공제’ 시리즈를 시작했다. 주요 공제회 정관과 경영공시를 들여다보고 운영 실태를 점검하는 내용이다. 공제회 예산, 공제상품, 자산운용 현황, 주요 이슈 등을 다루는 것은 데이터가 부족한 공제업계에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주인공은 대한소방공제회다. 

①한국지방재정공제회
②전문건설공제조합
③대한소방공제회

[한국공제신문=박형재 기자] 대한민국에는 5만3188명(1월 기준)의 소방공무원이 있다. 지금도 화재나 사고 현장에 제일 먼저 달려가 목숨 걸고 사람들을 구한다. 이 과정에서 매년 평균 502명의 소방관이 다치거나 순직한다. 참혹한 현장에 노출돼 마음의 병을 얻는 경우도 많아, 전체의 5.6%인 2704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위험군’으로 조사됐다.

이런 소방공무원들을 물심양면 지원하는 곳이 대한소방공제회다. 각종 사고에 수시로 노출된 소방관 특성상 보험 성격의 공제상품은 운영하지 못하지만, 그 대신 이들의 안정적 노후를 돕는 퇴직연금을 연 3.07% 복리로 제공하고 있다. 생활안정대여금 및 각종 장학금 등 직무수행 중 다치거나 사망한 사람에 대한 지원사업도 수행한다.

소방공제회는 소방공무원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을 위해 1984년 10월 29일 설립됐다. 이후 1991년 10월 대한소방공제회법이 제정된 뒤 이를 근거로 소방공무원의 유일한 복지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 공제상품은 퇴직급여, 시중금리에 1.5%p 더해 복리로 제공

소방공제회의 업무는 크게 공제사업과 지원사업으로 나뉜다. 공제사업은 공제상품 운영을 통해 소방공무원의 생활안정에 기여하고, 지원사업은 직무 수행 중 사망하거나 다친 소방관을 돕는 것이다.

대표적인 공제상품은 ‘퇴직급여’다. 소방공무원이 매달 월급 중 일정금액(3만~300만원)을 납입하면 퇴직 혹은 회원탈퇴시 이자를 붙여 일시금으로 되돌려준다. 매년 시중금리(3년물 국고채 1년 평균)에 1.5%p 가산 금리를 책정해 복리로 제공하고 있다. 만일 2020년 5월 퇴직급여에 가입해 30년간 매달 50만원을 납입하고 은퇴할 경우, 예상수령액은 2억9100여만원에 달한다. 원금 1억8050만원에 1억1350만원이 추가된 금액이다.

‘분할지급퇴직급여’ 상품도 인기가 높다. 일종의 연금상품으로 퇴직 시 한번에 수령하는 퇴직급여 원리금으로 상품에 가입하면, 이 돈을 연 복리로 적립해 월 또는 연 단위로 지급하는 것이다. 만일 1억원의 원리금 맡기고 10년간 나눠 받을 경우 매년 1146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 급하게 목돈이 필요한 경우 가입한 퇴직급여 납입한도 내에서 필요자금을 빌려주는 ‘생활안정자금’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여유자금을 높은 이자율로 증식시켜 돌려받는 ‘목돈수탁급여’도 운영 중이다.

자산 1조699억원, 자산운용 수익률 9.9%

경영공시-재무상태표에 나타난 소방공제회 자산 규모는 2019년 12월 기준 1조699억원이다. 이는 2018년 8959억원에 비해 무려 1740억원 증가한 것이다. 공제회 자산은 2016년 6983억원, 2017년 8203억원 등으로 매년 수백억원 이상 늘고 있다.

자본금 역시 2016년 5257억원, 2017년 6424억원, 2018년 7127억원, 2019년 8761억원으로 4년 만에 60% 가량 증가했다.

이는 2017년 국민안전처 소속이던 소방청을 분리 신설하고, 신규 소방공무원을 대거 충원하면서 회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자산 1조원을 돌파하면서 자산운용에 있어 규모의 경제가 생겨난 것도 한 몫 했다. 지난 4월 1일부로 전국 소방공무원 신분이 국가직으로 일원화됨에 따라, 공제회 가입 회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공제회 관계자는 “자산 규모 확대는 회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작년 자산운용 수익률이 9.9%로 높은 성과를 낸 결과”라고 분석했다.

부채는 2016년 1726억원, 2017년 1779억원, 2018년 1832억원, 2019년 1938억원으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자산 증가폭과 비교하면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다.

요약손익계산서를 보면, 2019년 공제회 당기순이익은 20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부동산 등 모든 자산군의 수익률이 개선된 덕분이다. 개별 수익률은 주식 28.3%, 채권 5.5%, 대체투자 8.2%, 부동산 11.1%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2016년 마이너스 34억원을 기록한 뒤 흑자전환해 2017년 170억원, 2018년 35억원을 나타냈다.

늘어난 자산은 대부분 재투자에 활용됐다. 공제회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보면, 1조699억원 중 채권에 3570억원(33%), 주식에 1830억원(17%), 대체투자 2201억원(21%), 사업투자 1283억원(12%) 등을 사용했다. 이밖에 유동성 990억원(9%), 회원대여금 754억원(7%), 기타자산 71억원(1%)으로 나타났다. 자산 중 83%를 투자에 쓰고 나머지를 회원에게 빌려주거나 유동자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대한소방공제회 요약 재무상태표
물류창고부터 호텔업까지… 실물 직접투자 진행

소방공제회가 실물 직접투자를 진행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다른 공제회들이 공제회관을 통한 임대업 정도로 자산을 굴리는 것과 달리 토지 개발, 물류창고 운영, 호텔업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임대업은 서울 송파구 소방공제회관(지상 10층, 지하 3층)에서 하고 있다. 물류창고는 남양주 소공물류센터(상온 2개동)와 천안 소공물류센터(상온/지상2층~지하2층) 2곳을 운영 중이다. 또한 충남 보령에 ‘대천 파레브’라는 지하 2층~지상 9층짜리 호텔도 운영하며, 당진 상업용지를 근생빌딩으로 개발 중이다.

이처럼 간접투자 대신 직접투자를 하는 이유는 개발이익까지 전부 흡수할 수 있어서다. 부동산 가치가 높은 땅을 사고 건물을 지은 뒤 일정기간 운영 후 덩치를 키워 판매하는 전략이다. 공제회 측은 “이런 식으로 투자해 판매까지 완료한 ‘용인 건물’의 경우 수익률 50%를 달성했다”고 귀띔했다.


소방공제회가 운영 중인 남양주 물류센터 모습.
이사장 업무추진비 공개, 2019년 1574만원

소방공제회 이사장 임기는 3년이다. 1986년 1월 이형우 전 서울소방본부장이 1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래 현재 12대 류해운 이사장(전 부산소방본부장)까지 각 지역 소방본부장급 인물이 돌아가며 이사장을 맡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2015년부터 윤리경영 일환으로 이사장 업무추진비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2019년 4/4분기 류해운 이사장은 법인카드(클린카드)로 41건, 580만3400원을 썼다. 주요 사용처는 공제회 정책 추진 관련 논의와 대민·대유관기관 방문 및 업무협의, 간담회 등이다.

예컨대 12월 6일 독도헬기순직자 조문 과정에서 26만4000원을, 12월 11일 부동산투자 간담회를 위해 21만7000원을 각각 음식점에서 지출했다. 이런 식으로 1년간 류 이사장이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1574만6000원에 달한다. (△1분기, 298만100원 △2분기 381만4100원 △3분기 314만8400원 △4분기 580만3400원)

공제회를 이끄는 수장이 자신의 동선과 업무추진비를 공개함으로써 윤리경영에 앞장서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2019년 4/4분기 소방공제회 이사장 클린카드 집행내역 일부
복지 제휴기업 56곳에 달해

소방공제회는 공제상품 외에도 다양한 회원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순직자 유가족과 공상회원에 대한 지원사업, 회원 자녀 장학사업, 기업 연계 복지사업 등이다.

우선 부조금 사업을 통해 화재·구조·구급 등의 업무수행 중 순직하거나 다친 회원과 가족에게 소정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또한 공제회 회원이 아니더라도 업무 중 순직/공상자를 위한 특별위로금도 심사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기업, 단체, 개인 등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장학기금을 매년 공상자 자녀와 신체장애자, 장기 가입 회원 등에 주고 있다. 2017년 12월말 기준 장학기금은 약 57억여원이 조성됐으며, 1992년 이후 26년간 1만597명에게 39억여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회원복지사업도 공제회가 관심을 두는 분야다. 의료, 레저, 리조트, 상조, 영화 등 생활 전반에서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제휴기업은 휴양업체 32곳, 의료기관 11곳 등 56곳에 달한다.

조직 구성, 1실 2부 7팀

소방공제회는 1실(기획조정실) 2부(회원지원부, 투자사업부) 7팀, 30여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기획조정실은 조직관리, 자산배분, 리스크 관리 기준설정 및 리스크 모니터링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회원지원부에선 공제제도 운영과 제휴 및 복지업무를 담당한다. 투자사업부의 경우 부동산, 금융투자, 대체투자 및 수익사업연구를 진행한다.


공제회 방향성, 흑자경영·복지 강화

소방공제회의 향후 방향성은 수익성과 복지 강화다. 효율적인 자산운용을 통해 흑자 경영을 유지하고, 회원 복지와 권익보호에 힘쓸 예정이다. 이와 관련, 순직이나 공상, 결혼 등 소방공무원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발생할 때 위로·축하금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원지원 사업으로는 순직이나 공상자에 대한 입증지원사업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소방공무원의 특성상 다양한 사건사고에 노출돼 죽거나 다치는 경우들이 발생한다. 화재 현장에서처럼 원인이 명확한 경우 순직이 인정되지만, 업무 연관성이 애매해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소방공제회는 이에 대한 지원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일례로 작년에 한 119구조대원이 술에 취한 취객을 구조하던 중 욕설 및 폭행을 당하고 1개월 뒤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유가족은 순직을 요구했으나 업무 인과성 입증이 어려워 순직 처리되지 않았다. 이후 소방공제회에서 의사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들을 지원했고, 재심 판결에서 순직이 인정됐다.

공제회 관계자는 “재판에서 순직 판결을 받고 가족이 고맙다는 편지를 보내와서 큰 보람을 느꼈다. 앞으로도 소방공무원의 복지와 자산운용 수익률 증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한국공제신문(http://www.kongj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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