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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빌딩 투자법 “작은 것이 아름답다”

요즘 부자들의 빌딩 투자지도가 바뀌고 있다. 수백억원대 중대형 빌딩보다 50억원 안팎의 ‘꼬마’빌딩 선호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로 몸집이 큰 빌딩의 투자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빌딩 쪼개기’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로 중대형빌딩 수익률 하락
재택근무로 사무실 무용론 가속화
부동산 사모펀드 보유물건 안 팔려
50억원대 ‘꼬마빌딩’ 선호 커졌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권 프라이빗뱅커(PB)는 “최근 강남이나 판교에 500억원 이상 중대형 빌딩을 보유한 자산가의 상담이 늘고 있다”면서 “이들은 코로나19가 불러온 사무실 무용론과 대기업의 오프라인 매장 철수가 가속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실제 투자 위험을 낮추기 위해 몸집 큰 빌딩을 처분해 강남권 꼬마빌딩에 투자하겠다는 움직임이 있다”고 했다.
 

오피스 투자수익률 하락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오피스 투자수익률 하락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오피스 시장의 찬바람은 통계에도 반영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2.1%인 전국 오피스 투자수익률(분기 기준)이 올해 1분기 1.59%로 하락했다. 서울은 하락 변동폭이 더 크게 벌어졌다. 올해 1분기 평균 수익률은 1.67%로 3개월 사이 0.56%포인트 떨어졌다.
 
거래량도 줄었다. 3, 4월 두 달 동안 서울에서 거래된 업무용 부동산 거래 건수(상가정보연구소 자료)는 188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264건)보다 28.8% 감소했다.
 
빌딩부자의 투자지도가 눈에 띄게 바뀌는 곳은 500억원 이상의 중대형 빌딩이다. 부동산 중개법인 리얼티코리아의 신기동 이사는 “500억~700억대 중대형 빌딩 시장의 매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 “기업의 사옥 매각, 공유오피스 계약해지 등 대형빌딩 시장에 나타난 이상현상이 부자들이 주로 사들이는 중대형빌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1분기 오피스 공실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020년 1분기 오피스 공실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연면적 3만3000㎡(1만 평) 이상 대형빌딩, 이른바 프라임 오피스 시장 곳곳에서 투자수익률에 빨간불이 켜졌다. 오피스 시장의 큰손인 위워크의 계약해지 요청이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빌딩 7개 층을 임차 중인 위워크가 최근 건물 소유주인 KB자산운용에 계약해지를 요청했다. 기업공개(IPO) 무산과 코로나19 여파가 겹치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어서다. 2~3년 사이 인기를 끈 부동산 사모펀드도 변수다. 운용사가 만기 시점에 부동산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팔리지 않을 수 있어서다. 빌딩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올 초부터 신사동 가로수길에 부동산 사모펀드 운용사가 빌딩 3곳을 내놨는데 여전히 팔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규모가 작은 꼬마빌딩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몸값이 수도권 기준 50억~100억원대로 5층 미만의 소규모 빌딩을 일명 ‘꼬마빌딩’으로 부른다. 우선 임차인이 5명 안팎으로, 임차인이 수십명인 중대형빌딩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양용화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요즘 꼬마빌딩 임대수익률이 떨어졌더라도 연 3~4% 수준으로 여전히 1%대의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다”면서 “요즘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자산가들은) 강남권에 똘똘한 꼬마빌딩 한 채는 갖고 있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꼬마빌딩 시장도 옥석 가리기에 들어섰다는 의견도 있다. 신기동 이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식당·커피숍처럼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식음료 업종보다 사무실이나 병원이 들어선 상가나 빌딩을 찾는 수요가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출처: 중앙일보] 코로나 시대의 빌딩 투자법 “작은 것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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