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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급여 삭감·휴직 등 비상 자구책 마련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유통업계가 최근 잇따라 ‘임직원 급여 삭감’ 행보를 보이며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 1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한 가운데 올 2분기에도 경영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고강도 자구책 실행에 나섰다.

■ 연말까지 6개월간 급여 삭감·자진 반납, 무급·학업 휴직 장려도

18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은 전 임원을 대상으로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6개월 간 급여를 10% 삭감한다. 

임금 삭감 폭은 전 임원 직급별 차등없이 10%이며, 대상은 패션 부문을 총괄하는 이규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비롯해 이사 직급 이상 총 27명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전체 5개 사업부 중 4개의 제조 부문을 제외한 패션 부문만 해당된다. 

아울러 코오롱FnC는 전 임직원 대상 연차 사용 촉진을 위해 오는 12월까지 매월 셋째주 금요일을 전사 휴일로 지정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임원들도 다음달부터 10~15%씩 임금을 자진 반납한다. 전 직원들의 근무체계도 현재 주 5일에서 주 4일로 바뀐다. 희망자에 한해 무급휴직, 학업휴직 등도 장려키로 했다.

홈플러스도 지난 17일 서울 등촌동 본사 사옥에서 열린 임원회의에서 부문장 이상 임원들의  3개월 간 급여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침체기 속에 2만2000명 임직원과 그 가족들이 받고 있는 고통을 함께 분담하자는 차원에서 임원들과 함께 급여 자진 반납을 결정했다”며 “큰 위기 뒤에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믿음을 갖고, 사장부터 사원까지 모든 홈플러스 식구들의 힘을 한데 모아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1분기 어닝 쇼크에 2분기 우려 커져..고통 분담·위기 극복 의지 "한마음"

이처럼 해당 기업들의 임원들이 급여 자진 삭감에 나선 데는 코로나19로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서 전 직원들의 고통을 분담하고 위기를 함께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코오롱FnC는 지난 1분기 영업손실로 14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전년 동기(2348억원) 대비 27.3% 감소했으며 평균 4%를 웃돌았던 영업이익율은 1%대로 추락했다. 코로나19로 패션 시장 모두 매출 타격이 예상됐지만, 코오롱FnC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 1분기 31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빈폴스포츠’ 사업 부문을 내년 2월까지만 운영하고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빈폴스포츠의 업계 추정 지난해 매출은 1000억원 안팎이다. 삼성물산은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순차적으로 매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아울로 빈폴액세서리도 올 하반기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고 온라인 비즈니스로 전환된다. 현재 빈폴액세서리는 52개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글로벌로 나가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2019 회계연도(FY2019, 2019년 3월~2020년 2월) 영업실적은 창사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했다. 2019 회계연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4.69%, 38.39% 감소한 7조3002억원, 160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운용리스 비용이 영업외비용(이자비용)으로 적용된 ‘신 리스 회계기준(IFRS16 Leases)’을 미적용할 경우 영업이익은 100억원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당기순손실은 5322억원으로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홈플러스는 현재 3개 점포를 대상으로 매각이나 세일즈 앤드 리스백 등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 안산점의 경우 매각 대행 주관사를 선정해 부지 매입의향서 접수까지 마친 상태다.

문제는 2분기(4~6월) 실적이 1분기 실적보다 나아질 가능성은 낮다는 점이다. 2분기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층 강화된 시기로 외출이 줄어들면서 패션부문은 물론, 오프라인 대형마트 점포들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보통 경기 불황 시 소비가 더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번 코로나 시기 때는 밖을 나갈 수가 없으니 패션, 뷰티 쪽의 매출이 줄었다”면서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직접 찾는 오프라인 매장들 역시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줄다 보니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http://kpenews.com/View.aspx?No=877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