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그냥 들고 나가면 돼…美·中의 '무인 매장' 보니
세계 곳곳에서 무인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는 무인화 흐름이 빠르게 진행되는 업종 중 하나다. 세계적인 대형 유통기업들이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서비스를 도입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는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속도를 붙였다. 29일 미국 경제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 보고서를 인용해 글로벌 무인 편의점 시장이 연평균 성장률(CAGR)이 51.9%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리서치앤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6748만달러(약 763억원)였던 글로벌 무인 편의점 시장 규모는 2027년에는 16억4032만달러(약 1조8544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유통업계의 무인화 흐름은 '유통 공룡' 아마존이 '아마존 고'라는 무인 매장을 선보이면서 본격화됐다. 아마존은 2016년 미국 시애틀 본사에 아마존 고 1호점을 마련했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험운영을 진행한 뒤 2018년 1월 일반 소비자에게 개방했다. 이후 1년간 미국 내 아마존 고 매장은 9개로 늘었는데, RBC캐피털마켓 분석에 따르면 당시 아마존 고 매장의 연평균 매출액은 150만달러(약 17억원) 수준이었다. 아마존 고가 첫 점포를 연 지 3년이 지난 지금 아마존은 미국 전역에 30개 이상의 무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편의점인 아마존 고로 시작해 식료품점 매장인 '아마존 고 그로서리', '아마존 프레시'도 선보였다. 아마존 프레시는 아마존 고 그로서리를 리브랜딩한 것인데, 최근 영국에도 첫 매장을 오픈했다. 아마존표 무인 매장 시스템의 핵심은 컴퓨터 비전 및 딥러닝에 기반한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기술이다. 말 그대로 계산대를 거칠 필요 없이 그냥 걸어 나가기만 하면 된다는 의미다. 아마존 회원 가입을 한 고객들은 QR코드를 스캔하면 매장에 들어갈 수 있다. 구매를 원하는 상품을 집어 들면 천장에 달린 수많은 카메라와 센서가 이를 감지하고, 점포를 나서면 애플리케이션에 등록된 신용카드로 자동 결제된다. 물건을 사고 싶지 않을 경우 그냥 내려놓기만 하면 계산에서 제외된다. 아마존 고 고객들은 이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 업체 피플세이가 올해 초 3만명 이상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아마존 고를 이용한 소비자의 89%가 이 경험이 '훌륭하다' 혹은 '좋았다'고 평가했다. 또 응답자의 60%가 자신의 동네에 아마존 고 매장이 들어오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무인 매장이 가장 활발하게 도입되는 나라로 꼽힌다. 기업들은 이윤을 높이기 위해 무인 매장을 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이미 사용이 활성화된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간편 결제시스템을 이용해 무인화에 박차를 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