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지역도 민간재개발…창신숭인·가리봉 족쇄 풀린다
앞으로 창신숭인·장위 등 뉴타운 해제 이후 도시재생사업을 도입한 곳에서도 민간 주도 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가 공공·보존에 치우친 도시재생을 민간·개발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결과다. 추가로 도시재생 신유형을 도입해 김포공항 일대 43만㎡ 등 개발 여력이 있는 땅에 민간투자를 받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복안도 밝히면서 도시재생 궤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세대 도시재생'을 시작한다고 17일 발표했다. 기존 도시재생 유형은 4가지(경제기반형·중심시가지형·일반근린형·거점확산형)에서 2가지(중심지 특화재생·주거지 재생)로 줄어든다.
서울시는 도시재생구역 중 기반시설이 열악한 곳에 대해서는 민간 주도 재개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그간 서울시는 재생 사업으로 예산을 투입한 경우 민간 재개발은 물론 공공 재개발도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어왔다.
이번 서울시의 결정으로 창신숭인, 가리봉, 장위동 등 주거지 재생형 도시재생구역 32곳에서 민간 재개발을 추진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강대선 창신동 재개발위원장은 "최근 서울시에서 발표한 민간 재개발 공공 기획과 공공 재개발을 견준 후 사업 유형을 선택할 계획"이라고 했다.
도시재생구역 주민들은 서울시 정책 변화에 환호하는 모양새다. 벽화 제작·계단 정비 등 구역에 시 예산이 투입됐다는 이유로 그동안 주민 의사와 다른 개발 방식을 요구받았기 때문이다.
도시재생구역에 오세훈 서울시장 공약인 '모아주택' 및 가로주택·자율주택 등 소규모 정비 사업도 적용한다. 모아주택은 소규모 필지를 보유하고 있는 토지주들이 지하주차장 확보가 가능한 면적(500㎡) 이상을 모아 공동주택을 지으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사업이다. 시는 정비구역 내 주민편의시설을 공유하고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을 조성해 정비 사업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대규모 민간 주도 개발과 도시재생을 혼합한 복합개발을 추진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나선다. 김포공항 일대 43만㎡를 시범사업지로 선정해 현재 주차장과 창고로 이용하는 땅을 항공 관련 신산업·물류거점으로 키우기로 했다. 3만5000명 이상 일자리를 만드는 동시에 인근에 노후화한 다세대·다가구 주거지 및 마곡지구와 연계한 개발 가이드라인도 수립할 전망이다.
다만 서울시는 신규 도시재생구역을 선정하기보다는 기존 사업 마무리에 방점을 찍기로 했다. 재생 사업을 원하는 지역은 주민 의견을 따져 신규 지정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