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종로 1년째 빈 객실, 특급호텔은 '대실'…작년 53곳 문 닫았다
코로나 직격탄 맞으며 호텔업계 고용위기 가중…중소형호텔 휴·폐업 늘고 대기업 특급호텔 내수 소비에 사활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텔업계 채용이 급감하고 있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해 자사에 등록된 직종별 채용 공고를 분석한 결과, 호텔·카지노·콘도 분야가 전년 대비 52.1%p 감소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 중에서도 여행·관광·항공(-73.6%p) 분야와 함께 가장 타격이 컸다.
기존 호텔리어들도 위기에 몰렸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9월 호텔업 종사자(정규직·비정규직·일용직 포함)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4.6% 줄었다. 2019년 국내 호텔업 종사자 수가 7만658명이었단 점에서 1만7000명 가량이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명동역 인근 더 그랜드 호텔과 스타즈호텔을 비롯, 인사동 센터마크호텔 등 주요 관광지 비즈니스급 호텔들이 기약 없는 임시휴업 중이다.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워커힐호텔앤리조트도 그랜드 워커힐과 비스타 워커힐을 한 달씩 번갈아 휴장한다. 매물도 많다. 이태원 크라운호텔이 매각 급물살을 탔고 르메르디앙 서울과 쉐라톤팔래스강남은 영업을 종료했다.
이 같은 위기에 국내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특급호텔들도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GS리테일의 호텔부문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와 신세계그룹에 속한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레스케이프는 지난해 직장인을 겨냥한 '대실(데이유즈)' 상품을 선보였고, 롯데호텔 서울은 월 340만원을 내면 '한 달 살기'가 가능한 레지던스 스타일의 '장박' 패키지를 내놓는 등 OCC(객실점유율)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출 핵심인 방한 비즈니스 수요가 '제로(0)'가 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기업 마이스(MICE·전시컨벤션)와 뷔페 등 식음시설 영업도 차질을 빚으면서 내국인 호캉스족 모시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올해도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며 하반기까지 해외 세일즈가 불가능해 내수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며 "차츰 살아나는 국내여행 소비심리를 잡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