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썸 매각 끝낸 CJ푸드빌, 공유주방 사업 진출

CJ푸드빌 빕스의 특화 매장 중 하나인 `테이스트업` 합정점 모습. [매경DB]경영난을 겪고 있는 CJ푸드빌이 보유 자산 매각 등에 이어 공유 주방 사업 진출을 통한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음식 수요가 급증하는 데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 지분 매각에 이어 부동산 매각에도 속도를 내며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채 규모를 줄이는 한편, 수익성 개선을 위해 외식 브랜드 고급화와 베이커리 브랜드 신규 서비스 론칭 등 전방위적 노력을 통해 '내실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CJ푸드빌의 이 같은 노력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높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조만간 공유 주방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새로운 공유 주방 전용 레스토랑간편식(RMR)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주요 온라인 식품 배송 업체(O2O)를 통한 레스토랑간편식 제품을 단순히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별 공유 주방을 활용해 보다 신선한 요리를 고객의 집까지 신속히 배달하겠다는 포부다. CJ푸드빌은 이르면 이달 파트너십을 체결할 예정이다.
재무구조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일 투썸플레이스의 잔여 지분 15% 매각을 완료한 CJ푸드빌은 이번에는 부동산 매각을 가속화한다. 작년 기준 CJ푸드빌이 보유하고 있는 토지와 건물의 장부가액은 각각 359억원, 576억원으로, 이 중에서도 토지를 매각해 추가 자금을 확보한다. 해당 토지는 지방 소재 빕스 매장 용지로 현재 원매자를 물색 중이다. CJ푸드빌은 지난해에도 보유 토지 일부를 제일제당에 넘겨 101억원가량 자금을 조달했다.

앞서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 매각을 통해 6000%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300%대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향후 부동산 매각까지 순탄히 해낸다면 투썸플레이스 잔여지분 매각대금과 더불어 700억~800억원 자금의 순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이때 순차입금은 1000억원 미만으로 떨어진다. 1000억원가량의 차입금 규모는 모회사인 CJ(주) 지원 등을 감안할 때 감당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다만 '수익성 강화'는 여전한 숙제다. 부채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선 이익이 늘어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CJ푸드빌 매출 중 20%(연결 기준)를 담당해왔던 투썸플레이스 매각으로 당장 차입금 규모는 줄였으나 되레 수익 창출력이 저하돼 앞으로 원리금 상환능력은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근본적으로 빕스와 뚜레쥬르 같은 핵심 브랜드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버티기 힘든 구조라는 지적이다.
CJ푸드빌은 이를 위해 외식 브랜드 적자 매장을 정리하고 베이커리 브랜드 신규 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성필 CJ푸드빌 대표는 올 3월 "기존 외식·베이커리 브랜드 내실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사업 혁신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이에 빕스와 계절밥상 등 주요 외식 브랜드 적자 매장을 정리하고 남은 매장은 특화매장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CJ푸드빌은 빕스 42곳, 계절밥상 13곳, 더플레이스 14곳, 제일제면소 14곳 등 전체 100여 곳에 달하는 외식 매장을 보유 중이다. 이들 중 적자가 큰 매장을 정리했고 추가로 일부 매장도 철수할 계획이다.
외식 브랜드인 '빕스'는 특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매장 42곳 중 12곳을 고급 메뉴의 특화매장으로 변경했다. 이달 특화매장 1곳을 추가할 예정이며 하반기에 1~2곳을 더 추가할 계획이다. 현재 CJ푸드빌 매출 중 절반가량(별도 기준)을 담당하고 있는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는 6일 제빵 업계 최초로 '구독 서비스'를 도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활발해진 '배달'에 트렌드로 떠오른 '정기구독'을 더했다. 단순 배달을 해주는 서비스에 큰 폭의 할인까지 줘 정기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