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1억 가뿐히 돌파…신분당선 호재에 볕든 논현가구거리
흔히 ‘대한민국 가구 1번지’라고 불리는 서울 논현동 ‘논현가구거리’. 지하철 7호선 논현역과 학동역을 잇는 학동로 대로변 약 900m에 ‘에이스침대’, ‘일룸’, ‘현대리바트’ 등 유명 가구점들이 줄줄이 보입니다. 이 가구점들은 주로 대형 빌딩 1층에 있거나 건물 전체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침대·소파 같은 부피가 큰 가구 전시에 절대적인 면적이 필요한 탓입니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논현가구거리 상권의 월 평균 매출은 매장당 7214만원. 결제 1회당 평균 162만여원입니다. 이는 강남구 전체 평균(133만여원) 대비 28만원쯤 많습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논현가구거리가 체험 구매를 원하는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등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하면서 특수상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현재 논현가구거리 내 토지 필지는 총 274개. 건물은 253개가 들어서 있습니다. 대로변에는 국내외 유명 고급 브랜드가 입점했고, 이면도로에는 비교적 영세한 브랜드 가구점이나 인테리어 업체 등이 자리잡았습니다. 그동안 논현가구거리 빌딩 매매 시장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저금리로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많았던 2013~2017년에는 논현가구거리 빌딩 매매도 활발했습니다. 대로변 빌딩은 물론 이면도로 빌딩을 사려는 수요층도 두터웠는데요. 하지만 온라인 가구 시장이 활성화하고 경기 침체 등이 맞물리며 2017년부터 거래량이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특화상권이어서 타 업종 진입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악영향을 줬죠.
그런데 올 들어 논현가구거리 빌딩 거래가 다시 살아날 조짐이 보입니다. 신논현역~신사역을 지나는 지하철 신분당선 연장 노선이 착공한 영향이 큽니다. 이 노선이 2022년 완공하면 논현가구거리 일대 유동인구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죠. 이런 호재를 반영해 빌딩 매도 호가도 오르는 추세입니다.

최근 5년 동안 논현가구거리의 대표적인 매매 사례를 알아보겠습니다. 2015년 논현동 125-7에 있는 지하 1층~지상5층 건물은 100억원에 매각됐습니다. 평당 7397만원으로, 당시 시세대로 거래된 건입니다. 2017년에는 논현동 125-2 건물이 156억원에 팔렸습니다. 평당 7812만원입니다. 2년간 평당가에 큰 차이가 없었죠. 당시 가구 유통 경로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변하면서 논현가구거리 상권이 침체된 영향이 컸습니다.
그런데 1년 후인 2018년 논현동 52-3에 지어진 지하 1층~지상 3층 건물은 93억5000만원에 팔리며 평당 1억680만원을 찍었습니다. 논현가구거리에서 팔린 빌딩 중 평당가가 가장 높은데요. 신분당선 연장선 호재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건물은 논현역까지 걸어서 5분 이내로 건물주가 소위 역대급 가격을 제시했는데도 거래가 성사된 것입니다. 2020년 현재 시세는 대로변 건물이 평당 9000만~1억원, 이면도로 건물은 평당 7000만~8000만원 선입니다.

주인이 바뀐 빌딩들은 리모델링이나 대수선을 거쳐 재탄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논현가구거리에서 고객층이 탄탄하기로 유명한 ‘현대리바트’ 빌딩도 리모델링을 했는데요. 과거에는 편의점·휴대전화 대리점 등이 입점한 낡은 건물이었지만 리모델링 이후 현대리바트가 모든 층을 사용하면서 쇼룸까지 운영 중입니다.
그렇다면 논현가구거리 빌딩 매매가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신분당선 연장선 사업으로 배후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지속적인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신사~용산 구간 완공 후 고양 삼송까지 연결하는 서북부 연장안이 논의중입니다. 이렇게 서울 강남권 이동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면 결국 강남 상권이 수도권 유동인구까지 흡수하는 ‘빨대효과’가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 논현가구거리가 확장되면 새로운 오피스 상권으로 떠오를 수도 있어 보입니다